영화 ‘미워도 다시 한번’(1968)에 출연한 60년대 ‘은막의 스타’ 전계현 씨가 20일 별세했다. 향년 82세.
충남 공주 출생인 고인은 우리나라 최초 TV 방송 HLKZ-TV의 1호 연기자로 선발돼 연기를 시작했다. 이후 영화 ‘어디로 갈까’(1958)로 스크린에 데뷔했으며, ‘가는 봄 오는 봄’(1959)의 흥행 성공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단종애사’(1963), ‘귀로’(1967), ‘파문’(1968) 등에 출연한 그는 정소영 감독의 멜로영화 ‘미워도 다시 한번’(1968)으로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이 영화로 제12회 부일영화상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이후에도 정소영 감독과 다시 손잡고 ‘아빠와 함께 춤을’(1970)에 출연했고, 김기영 감독의 ‘화녀’(1971), 김수용 감독의 ‘산불’(1977)과 같은 굵직한 작품을 남겼다.
그는 1971년 천문학자 고(故) 조경철 박사와 결혼했으며 1980년대 들어선 사실상 연기 활동을 접었다. 조 박사는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상황을 주한미군방송을 보면서 해설해 ‘아폴로 박사’로 불리던 과학계 스타로, 2010년 작고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서원, 딸 서화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14호실. 발인은 23일 오전.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