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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시무식 없앤다…구광모 대표 디지털 메시지로 대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구광모(사진 오른쪽) LG 대표가 올 9월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열린 사장단 워크숍에 참석해 최고경영진과 대화하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 LG]

구광모(사진 오른쪽) LG 대표가 올 9월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열린 사장단 워크숍에 참석해 최고경영진과 대화하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 LG]

내년부터 LG가 임직원이 대거 모이는 신년 시무식을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회장의 신년사도 딱딱한 형태의 시무식 대신, 모바일과 PC 등 디지털을 이용해 e메일로 전달하기로 했다. 최근부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을 강조하고 있는 구광모(41) ㈜LG 대표의 뜻이 반영됐다. 10대 기업 중에 시무식을 없앤 건 LG가 처음이다.

시무식 없이, 영상 메시지로 대체 

LG는 20일 “내년 1월 2일 별도 시무식 없이 구 대표의 신년 영상 메시지를 국내·외 임직원 약 25만 명에게 e메일로 전송한다”고 밝혔다. 임직원들은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스마트폰이나 PC를 통해서 오너의 신년 메시지를 감상할 수 있다. LG그룹의 지주사를 이끌고 있는 구 대표뿐 아니라 권봉석 LG전자 사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등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도 디지털을 활용해 신년 경영 메시지를 임직원한테 전달하기로 했다.

1987년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 준공 이후 LG는 31년간 여의도에서 신년식을, 올해는 1월 2일 마곡 사이언스파크에서 새해 모임을 열었다. 구 대표 취임 이후 첫 신년 모임 자리였던 올해만 하더라도 일반 직원까지 총 700명으로 신년식 참석 범위를 넓혔지만, 2020년부터는 기존 임원 위주의 신년식 관행마저 아예 허례허식이라고 판단해 없애기로 했다.

LG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대표의 영상 메시지를 통해 전세계 임직원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를 비롯한 LG 구성원 전체에게 가까이 다가가 신년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MZ세대는 1980년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통칭하는 표현이다.

21일부터 최장 12일 휴가 가능 

내년 1월 2일 이전까지 LG 임직원들은 오는 21일부터 1월 1일까지 최대 12일(주말 포함)을 붙여서 쉴 수 있다. 임직원의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워라밸)에 중점을 두고 회사를 운영하자는 취지다. 구 대표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1978년생인 구 대표는 기존의 서류 위주의 업무 관행에도 간소화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9월 사장단 워크숍부터 구 대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LG전자를 비롯한 계열사에 강하게 주문하고 있다. 기술 변화에 대한 이해가 빠른 MZ세대 시대에서 LG가 살아남으려면,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업무 문화 역시 이들 세대에게 맞춰 제품·서비스 가치를 근원적으로 혁신하자는 취지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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