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들어오는데, 돈이 나간다…해외직접투자, 외국인 투자의 3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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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해외투자로 국외로 나간 돈이 외국인 투자로 국내에 들어온 돈의 약 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국인의 국내 이주는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돈은 밖으로 나가고, 사람은 안으로 들어오는 현상이 뚜렷하다.

베트남 호찌민 인근에 자리 잡은 한국 중소기업 우양통상의 자동화 공장 내부. 김경빈 기자

베트남 호찌민 인근에 자리 잡은 한국 중소기업 우양통상의 자동화 공장 내부. 김경빈 기자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19일 발간한 ‘해외투자와 인적자원의 In and Out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직접투자 금액은 497억 달러(약 57조8160억원)였다. 외국인 투자로 국내로 들어온 172억 달러(20조70억원)보다 2.9배 많았다. 2014년 이후 5년 연속 큰 폭의 증가세다. 국내 제조 기업의 베트남, 중국 진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올해도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2019년 상반기 해외직접투자 금액은 248억 달러(28조8500억원)로 지난해보다 30.5% 증가했다. 2016~2017년 가장 많은 투자가 이뤄진 북미 투자는 감소했지만 아시아와 유럽 지역 진출이 활발했다. 특히 중국은 투자금액이 2018년보다 약 2배로 늘었다. 이 중 89%가 제조업 투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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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금액 자체는 미국이 가장 많았다. 대표적 조세회피처로 알려진 케이만제도가 2위에 오른 게 눈길을 끈다. 고은아 수석연구원은 “조세 혜택을 받으려는 국내 투자자가 몰리면서 투자금액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5.3% 급증했다”고 말했다. 투자 신고 건수는 베트남이 가장 많았다. 올해 상반기에만 433개의 신규법인이 설립됐다.

2018년 해외로 거주지를 옮긴 사람은 6330명으로 2017년보다 늘었다. 하지만 2만7000명이 해외로 떠나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5년에 비하면 규모 자체는 줄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조기 유학이 지속적으로 감소한 결과다.

해외로 떠나는 사람은 줄었지만 국내로 들어오는 외국인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내 거주 외국인은 지난해 처음으로 200만명을 넘어섰다. 국내 전체 인구의 4% 수준이다. 국적별로는 중국(45%), 베트남(10%), 태국 (9%) 순이다.

지난해 해외로 나간 취업자는 5783명으로 5년 전보다 244% 늘었다. 최근 들어 IT 개발자의 해외 취업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국내에 취업하려 들어오는 외국인 근로자 규모와는 상당한 격차가 있다. 지난해 43만명으로 5년 동안 5만명이 더 늘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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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급료 및 임금의 국제수지 적자폭도 2015년 4억 달러에서 지난해 14억8000만 달러(1조7000억원)로 확대되는 추세다. 고 연구원은 “외국인 근로자의 급격한 증가와 높아진 임금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7년 외국인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2510만원으로 중소기업 대졸 신입 평균 연봉(2523만원)과 비슷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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