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최선희 베이징 극적 회동? 평양발 JS251 비행기 주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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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국무부 부장관 내정자)가 19일 1박 2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다. 북한이 ‘성탄절 도발’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그의 방중이 북한의 도발을 막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티브 비건 특별대표 19일부터 1박 2일 방중 #상대역인 최선희 18일까지 베이징에 안나타나 #19일 베이징 도착하는 고려항공 안타면 북미접촉 불발 #미중, 대북제재 동참과 해제 놓고 담판 가능성 #

미국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회담을 마친 후 약식 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회담을 마친 후 약식 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선, 비건 대표가 베이징에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만날지가 관심사다. 하지만 가능성은 작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18일까지 최선희 외무성 제1 부상이 중국에 나타나지 않았다”며 “19일 오전 베이징에 도착(현지시간 11시 30분)하는 평양발 고려항공편(JS251)이 있는데 아직 최 제1부상의 탑승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관리들이 주로 이용하는 고려항공의 베이징~평양 노선은 화ㆍ목ㆍ토요일에 운항하고 있고, 비건 대표가 20일(금)까지 중국에 머물 예정이어서 이날 항공편에 북한 대표단이 탑승하지 않으면 물리적으로 북ㆍ미간 접촉 가능성이 희박하다.

정부와 미국 측은 물론 만남을 기대하면서도 성사 가능성에 대해선 조심스럽다. 다른 정부 당국자는 “북한 측에서 미국과 접촉하자는 뜻을 전해왔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면서도 “미국 측은 북한이 응답한다면 접촉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건 대표의 방중 목적은 북한 측 인사와의 접촉과는 별도로 중국과 협의할 내용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미 국무부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비건 대표의 방중을 발표하면서 “북한에 대한 국제적 단결 유지 필요성을 논의하기 위해 중국 당국자들을 만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전날(16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일부를 완화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제출했는데, 미국은 이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중국의 대북제재 이탈을 막기 위해 비건 대표가 방중하는 것이란 예상이 가능한 대목이다. 또 미국이 북한의 후견국인 중국에 북한의 '성탄절 도발'을 막아 달라는 긴급 요청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미국 뜻대로 일이 진행될지도 미지수다. 전현준 국민대 겸임교수는 “중국은 결의안 제출 이후 외교부 대변인이나 관영 매체를 통해 연일 대북제재 철회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며 “오히려 비건 대표에게 미국이 양보해야 도발을 막을 수 있고, 그러기 위해선 대북제재가 해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가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해 중국이 적절한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하겠지만, 오히려 중국은 미국 때문에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는 식으로 맞설 수 있다는 게 전 교수의 설명이다.

익명을 원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중국은 24일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데, 북한이 도발할 경우 재를 뿌리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무조건 북한을 두둔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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