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퍼 美국방 "北 만족하지 않으면, 불특정 시험 실행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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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동창리 서해 발사장에서 두번째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밝힌 15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마을이 고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지난 14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연이어 진행한 국방과학원의 사업 성과들이 미국의 핵위협을 제압하기 위한 전략무기 개발에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1]

북한이 동창리 서해 발사장에서 두번째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밝힌 15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마을이 고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지난 14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연이어 진행한 국방과학원의 사업 성과들이 미국의 핵위협을 제압하기 위한 전략무기 개발에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1]

북한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예고하며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에스퍼 장관은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기자들에게 “북한이 만족했다고 느끼지 않으면 불특정 시험을 실행할 수 있다(North Korea would likely carry out unspecified tests if they ‘don’t feel satisfied’)”고 밝혔다.

에스퍼 장관은 룩셈부르크의 미군 묘지에 열린 벌지 전투 74주년 기념식 연설을 마치고 귀국하던 길이었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이 지난 11월 17일 방콕 아바니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이 지난 11월 17일 방콕 아바니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스퍼 장관은 “우리는 (발사)시험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그들(북한)이 만족하지 않는다면 그것(시험을 강행할)을 개연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에스퍼 장관은 “나는 약 사반세기 동안 한반도를 지켜봐서 그들의 전략과 엄포라면 익숙하다”며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정치적 합의에 대해 우리가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앉아서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에스퍼 장관은 ‘시험’이 구체적으로 어떤 종류를 말하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은 최근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잇달아 두 건의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발표했는데 전문가들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위한 엔진 성능 시험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는 15일 방한해 북한에 공개적으로 만남을 제안했지만 어떤 연락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6일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비공개 리셉션에서 인사말을 통해 “비핵화 협상에서 부침이 있는 것은 당연한데 그동안 협상팀 간에 소통과 협력으로 슬기롭게 극복했다. 각국 최고 외교관을 투입한 것만 봐도 문제의 중요성을 충분히 알고 있다”며 말했다고 참석자가 전했다.

비건 대표는 17일에는 관계 부처와 학계 인사들을 두루 만난 뒤 오후에 일본으로 향할 예정이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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