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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20년 받은 한국인 사랑, ‘문화재 지킴이’로 보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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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1999년 우리나라에 첫발을 내디뎠다. 20세 청년이 된 오늘날, 국내 문화를 이끄는 트렌드 리더로 우뚝 섰다. 발걸음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미국 태생임에도 한국 문화유산 지킴이를 자처하고 나섰다. 크고 작은 전통문화 행사를 돕던 수줍은 후원자에서 지금은 독립문화 유산 수호자로 앞장서고 있다. 20여 년간 계속된 그의 활약에 대통령이 문화유산보호 유공자로 선정해 포상하는 자리가 열렸다. 수상 무대에 오른 주인공은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이하 스타벅스)다.

스타벅스 사회공헌활동

문화재청이 주최하는 ‘2019년도 문화유산보호 유공자 포상’ 시상식이 지난 6일 서울 삼성동 한국문화재재단 민속극장 풍류에서 열렸다. 100여 명의 수상자와 관계자가 참석한 이날 시상식에서 스타벅스가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우리문화재의 환수와 복원 활동을 후원하는 등 다양한 문화재 보호 활동을 꾸준하게 펼쳐 온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스타벅스는 2009년 문화재청과 ‘문화재 지킴이’ 협약을 맺은 뒤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문화재 보호와 관련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스타벅스가 후원하는 고궁 문화 행사인 ‘정관헌에서 명사와 함께’는 2009년 첫 행사 후 올해로 11년 차를 맞았을 정도로 계속되고 있다. 고종 황제가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즐겼다던 덕수궁 정관헌에서 각계각층의 유명인사를 초청해 강연을 듣고 대화를 나누는 행사다. 매년 봄·가을에 열리고 있으며 현재까지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첫 강연을 시작으로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한비야 국제구호전문가, 이해인 수녀, 김영하 소설가, 설민석 한국사 강사 등 명사 70여 명이 강연자로 나섰다.

문화유산보호 공로로 대통령 표창

스타벅스가 구매·기부한 도산 안창호 선생의 친필 휘호 ‘약용개조사회 선자개조아궁’

스타벅스가 구매·기부한 도산 안창호 선생의 친필 휘호 ‘약용개조사회 선자개조아궁’

이 밖에도 백범 김구 선생의 친필 휘호 유물인 ‘존심양성’(2015년)과 ‘광복조국’(2016년), 도산 안창호 선생의 친필 휘호인 ‘약용개조사회 선자개조아궁’(2019년) 등을 구매해 문화유산국민신탁에 기부하는 등 우리나라 문화재를 환수하는 활동도 펼쳤다.

백범 김구 선생의 친필 휘호 ‘광복조국’ ‘존심양성’을 새겨 넣은 텀블러

백범 김구 선생의 친필 휘호 ‘광복조국’ ‘존심양성’을 새겨 넣은 텀블러

대한제국 선포 120주년인 2017년에는 문화재청·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함께 대한제국 자주 외교의 상징인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의 복원과 보존을 위한 후원 협약을 맺었다. 여기에 기금 3억원을 기부해 복원된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은 2018년 5월 개관해 일반인에게 공개됐다. 이 공사관은 미 워싱턴DC에 위치한 건물로 조선·대한제국 시절 자주외교의 장소로 사용돼 오다 일본에 강제로 침탈당한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이후에도 스타벅스는 김영조 낙화장(烙畵匠, 충북무형문화재 제22호)의 주미대한제국공사관 헌정 낙화 작품을 적용한 텀블러를 제작해 소비자에게 관련 내용을 알리는 데도 힘썼다. 텀블러의 판매 수익금 전액은 다시 문화재 보호 기금으로 조성하기도 했다.

독립유공자 후손, 관광 활성화 지원

경주 전통문화를 콘셉트로 한 스타벅스 경주대릉원점

경주 전통문화를 콘셉트로 한 스타벅스 경주대릉원점

도움이 필요한 지역에도 기꺼이 손을 내밀었다. 2016년 9월 지진 피해로 침체된 경주의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당시 스타벅스는 경주 시티 머그와 텀블러를 새롭게 출시하고 수익금 전액에 회사 기부금을 더해 2017년 1월 ‘경주고도지구육성 발전기금’으로 5000만원을 전달했다. 마을 전체가 문화적 자산으로 인정받아 고도(古都) 보존육성지구로 지정된 경주 황남동 일대의 관광지도도 제작했다.

독립유공자 자손 대학생에게는 2015년부터 광복절마다 장학금을 쾌척한다. 지금까지 183명에게 장학금 3억6600만원을 지급했다. 스타벅스 직원들도 문화유산 보호에 적극적이다. 1만7000명이 넘는 스타벅스 직원은 매년 고궁 주변의 환경을 정리하는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19년도 문화유산보호 유공자 포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은 송호섭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대표이사(오른쪽).

‘2019년도 문화유산보호 유공자 포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은 송호섭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대표이사(오른쪽).

송호섭 스타벅스 대표이사는 “우리나라 문화유산을 지키는 활동은 스타벅스의 사명을 실천하는 것이며 직원들에겐 큰 자긍심으로 통한다”며 “우리나라 국민은 물론 스타벅스를 찾는 외국인 여행객에게도 우리 문화유산을 알리고 보호 활동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신윤애 기자 shin.yun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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