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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측 "사건 경미하다며 재판 불출석 제안한 건 검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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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법 법정동 앞에서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정주교 변호사가 전씨의 불출석 재판과 관련해 "검찰의 의견이었다"며 재판부에 제출된 검찰 의견서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법 법정동 앞에서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정주교 변호사가 전씨의 불출석 재판과 관련해 "검찰의 의견이었다"며 재판부에 제출된 검찰 의견서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최근 골프 회동과 12·12 자축 호화 오찬을 하면서도 형사 재판에 불출석한 것을 두고 비판이 거센 가운데 전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검찰에서 재판 불출석을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광주지방법원은 이날 오후 2시 광주지법 형사8단독 장동혁 판사 심리로 전씨에 대한 9번째 공판기일을 열었다.

전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인 정주교 변호사는 사자 명예훼손 재판이 열리기 직전 취재진과 만나 검찰이 지난해 5월 24일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를 공개했다.

정 변호사는 “이 재판이 광주에서 제기됐을 때 (저희는) 전씨의 주소지에서 재판받을 수 있도록 이송 신청을 했다”며 “이 자료는 그때 변호사와 검찰이 한 차례 의견서를 냈던 자료”라고 덧붙였다.

그는 “당시 검찰은 전씨에게 변호인이 선임돼 있고 사건이 경미하기 때문에 전씨가 출석하지 않고도 재판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며 “헬기 사격을 목격한 다수 증인의 편의를 위해 피고인 출석 없이 광주에서 재판하자고 검찰이 제안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여 지금까지 출석하지 않고 재판이 진행됐다”며 “현재까지 전씨의 재판 불출석이 법적 절차에 위반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판결 선고에는 전씨가 출석할 것”이라며 “그 전이라도 재판부에서 전씨의 출석을 요구하면 당연히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12·12 군사반란을 일으킨 지 40년이 되는 날인 12일 전씨가 군사 반란에 가담했던 인물들과 서울 강남의 고급 음식점에서 기념 오찬을 즐기는 장면을 정의당 임한솔 부대표가 직접 촬영해 언론에 12일 공개했다. [사진 정의당 제공]

전두환 전 대통령이 12·12 군사반란을 일으킨 지 40년이 되는 날인 12일 전씨가 군사 반란에 가담했던 인물들과 서울 강남의 고급 음식점에서 기념 오찬을 즐기는 장면을 정의당 임한솔 부대표가 직접 촬영해 언론에 12일 공개했다. [사진 정의당 제공]

앞서 전 전 대통령은 12·12 군사반란 40년인 지난 12일 서울의 한 중식당에서 군사 반란의 핵심 인물들과 함께 1인당 20만원이 넘는 호화 오찬 회동을 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또 지난달 초에는 강원도 한 골프장에서 라운딩하며 타수까지 또렷하게 계산했다는 영상과 목격담이 공개되며 알츠하이머 등 건강 이상으로 재판에 불출석하는 것에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정 변호사는 “재판은 헬기 사격이 있었느냐, 없었느냐 하는 진실이 이 사건 재판의 본질이라 생각한다”며 “그 본질을 밝히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불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고 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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