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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 文 만난다" 딱 한마디뿐…아베 또 '한국 패싱'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국간 외교도 연말까지 전력투구다.(올해)마지막 스퍼트다."
13일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지지통신 산하 내외정세조사회 월례모임에 강연자로 나선 아베 신조(安倍晋三)총리가 이렇게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4일(현지시각) 태국 방콕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4일(현지시각) 태국 방콕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청와대사진기자단]

올 한해 자신의 외교성과를 강조하는 대목에서 나온 얘기다.

지지통신 강연…"한,중과 외교 전력투구" #"중국,뗄 수 없는 이웃"…한국 언급 없어 #한국 관광객 급감속 "다른 나라 늘었다" #회담일정 공개 '지지율 하락 때문'분석도

아베 총리는 이날 “크리스마스 이브에 (중국에서)일·중·한 정상회의에 출석한다. 그 날 시진핑(習近平)중국 국가주석, 리커창(李克强)총리와의 회담, 또 문재인 대통령과 일·한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국 지도자들, 문 대통령과의 '크리스마스 이브 정상회담'을 언급했지만 정작 그 다음에는 중국 관련 발언 뿐이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5월 일본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때 중국의 리 총리와 홋카이도를 함께 방문했던 일을 소개했다. 이어 "금년도 중국에의 쌀 수출이 작년보다 60% 늘었다","중국으로부터의 관광객도 (민주당 집권 시절보다)3배 이상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중 관계는 완전히 정상 궤도로 돌아왔다","일본과 중국은 끊으려 해도 끊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양국은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안정·번영에 큰 책임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아베 총리는 "중국과 사이엔 여러가지 현안이 존재하지만,시 주석에게 직접 주장해야 할 것은 확실히 주장해 긍정적인 대응을 요구해 나간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라고도 했다.

하지만 한국이나 문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한 마디도 없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회담한다”는 게 전부였다.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과 관련된 강연회 발언에서도 '한국 패싱'은 이어졌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월 28일 오전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 환영식에서 의장국인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월 28일 오전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 환영식에서 의장국인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아베 총리는 럭비 월드컵을 계기로 한 유럽 관광객들의 증가 , 외국인 스키 여행객들이 몰려드는 나가노(長野)현 하쿠바(白馬)지역을 거론하며 자신의 ‘관광 입국’정책을 부각했다.

그러면서 "대자연이 살아있는 외딴 섬과 국경 지역 도서들의 관광 메뉴 만들기, 교통비 할인,숙박과 식사에 쓸 수 있는 5000엔 쿠폰 발행 등 폭넓은 나라들로부터의 관광객 유치 활동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발언은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조치이후 한국인 관광객들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과 관련이 있다.

일본 정부는 한국인 관광객 감소로 신음하고 있는 나가사키(長崎)현 쓰시마 등 서일본 지역 지자체를 위해 50~60억원의 관광 유치 지원금을 이번 추가경정예산에 반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베 총리는 한국 관광객 감소 문제는 전혀 화제에 올리지 않았다.

아베 총리가 이날 강연회에서 한국,중국 정상과의 회담 일정을 공개 언급한 것을 두고는 "벚꽃 모임 등으로 지지율이 크게 하락하는 등 국내정치적 위기속에서 외교를 통해 반등 기회를 잡으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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