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조국 동생측 "채용비리 1억 받은건 인정"…나머지 혐의는 부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구속영장심사에 출석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동생. [연합뉴스]

구속영장심사에 출석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동생. [연합뉴스]

 첫 공판준비기일에 나온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권(52)씨 측이 “채용 비리로 1억을 받은 사실만 인정하고 나머지 공소사실은 모두 부인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 재판에 앞서 양측 쟁점을 정리하고 앞으로 심리 일정을 계획하는 절차다. 조씨는 출석 의무가 없어 이날 법정에 나오지는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 김미리)는 양측의 주장을 듣고 1월 7일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열기로 했다.

조씨는 ▶가짜 공사계약서를 만들어 이를 근거로 법원에 소송을 내 웅동학원에 손해를 끼치고 ▶소송에서 이긴 뒤 채권을 아내에게 넘기고 위장 이혼한 혐의(강제집행면탈) ▶웅동중 교사 채용을 대가로 지원자 2명에게서 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 및 업무방해) ▶웅동학원 관련 증거 자료를 문서세단기로 없애고 채용 비리 관련자들을 도피시킨 혐의(증거인멸교사 및 범인도피)를 받았다.

이날 공판에서 조씨 변호사는 "배임수재 및 업무방해 혐의는 대체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조씨가 채용 대가로 1억8000여만원을 받았다고 보고 있지만 조씨측은 "두 사람에게 각 5000만원씩 1억원을 받은 것이 전부"라고 주장했다.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전부 부인했다. 먼저 웅동학원에 허위 소송을 내 손해를 끼친 혐의에 대해서는 “아버지로부터 서류를 받아 소송을 시작할 때 이 채권이 허위인 것을 몰랐고, 아직 허위 채권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문서세단기로 문서를 파쇄한 것은 “당시 사무실을 옮길 시점”이라고 반박했다. 또 “형인 조국 전 장관이 임명됐고, 사업가인 동생 사업과 관련한 것이 알려지는 것이 두렵고 골치 아프다고 생각해 그 전에 있던 서류를 파쇄한 것일 뿐 웅동학원 관련 서류는 인멸한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멸할 의도였으면 검찰이 압수수색할 때 가지고 간 서류도 다 파쇄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용 비리 관련자를 도피시킨 점에 대해서는 “그들이 몸을 피하게 되면 생활비를 보태달라는 요구를 했지만 거절했다”며 “다만 당시 돈이 너무 없다고 해서 가진 150만원을 준 것이 전부”라고 주장했다.

조씨측은 이날 재판 이후 기자들에게 "구치소에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외부 진료를 신청한 상태"라며 "보석신청은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알렸다. 이어 변호인은 "조씨가 자신과 관련한 일에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고 사실관계를 충실하게 주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