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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카카오 인형·BTS 굿즈…인천세관, 1278억 상당 불법 물품 적발

중앙일보

입력

가짜 카카오 프렌즈 인형과 가짜 그룹 방탄소년단 굿즈를 무더기로 국내에 들여오려던 일당이 인천세관에 적발됐다. 심석용 기자

가짜 카카오 프렌즈 인형과 가짜 그룹 방탄소년단 굿즈를 무더기로 국내에 들여오려던 일당이 인천세관에 적발됐다. 심석용 기자

27일 오후 1시30분쯤 인천시 중구 인천세관 제1지정장치장. 세관 직원이 박스를 열자 카카오 프렌즈 인형 수십 개가 쏟아졌다. 다른 박스에는 그룹 방탄소년단(BTS) 굿즈(아이돌 이미지를 캐릭터화하거나 모델 삼아 제작한 상품)이 가득 들어있었다. 의류·모자·가방·필기도구·부채·사진액자 등으로 종류가 다양했다. 진짜처럼 보이는 이들은 사실은 위조상품이다. 세관 직원은 뒷편 박스를 가리키며 “최근에는 카카오 프렌즈 인형이 가장 많이 적발됐다”고 설명했다.

인천세관은 우범 화물을 선별해 입항 후부터 수입통관 이전까지 감시·검사하는 관리 대상 화물을 운영한 결과 올해 초부터 10월까지 국내 위조 브랜드 상품 등 각종 불법 물품 169건(시가 1278억원 상당)을 적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전체 적발 건수 78건의 약 2배에 가까운 수치로 역대 최대 적발 건수와 금액이다.

지적 재산권 침해 위조상품이 대부분 

방탄소년단의 등록상표인 BT21 가짜 상품은 의류·모자·가방·필기도구·부채·사진액자 등으로 종류가 다양했다. 심석용 기자

방탄소년단의 등록상표인 BT21 가짜 상품은 의류·모자·가방·필기도구·부채·사진액자 등으로 종류가 다양했다. 심석용 기자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위조상품이 12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중 국내 브랜드 위조 상품은 7만 7000여점이었다. 유명 게임 ‘베틀 그라운드’ 캐릭터 위조 열쇠고리, 배지 등이 2만점으로 가장 많았고 방탄소년단의 등록 상표인 ‘BT21’ 상품을 모방한 위조 상품이 1.5만 점으로 그 다음이었다. 가짜 카카오 프렌즈와 라인 프렌즈 인형이 그 뒤를 이었다.

수입업체들은 중국에서 위조 물품 등을 들여오면서 명품 상품 상표를 디자인의 일부인 것처럼 위장하거나 수입 신고 품목에서 제외하는 수법을 이용하다가 적발된 것으로 조사됐다. 카카오 프렌즈 인형의 경우 위조 상품 사이에 정식 제품을 섞여 감시망을 피하려 했다고 한다. 세관은 이들 물품을 압수하고 수입업자들을 상대로 반입 경위를 조사한 뒤 관련자들을 상표법 위반 혐의로 처벌할 방침이다.

인천세관에 따르면 보통 인천항으로 화물이 들어오면 관리 대상 선별을 거친다. 이후 수입신고 단계에서 검사대상이 다시 걸러지고 선별이 안 된 물품들은 세금을 납부하고 이상이 없으면 통관이 완료된다.

그러나 관리대상 화물의 경우 수입 신고 단계 전에 의심스러운 화물을 선별해 컨테이너 내의 화물을 전부 꺼내서 조사한다. 상대적으로 위조 물품 적발 확률이 높다. 지난해 9월부터 감시부서와 화물 검사부서를 통합·운영하는 체제가 정착된 것도 올해 위조 물품 적발 건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세관은 중국발 화물이 주로 반입되는 부산·평택·군산 등 주요 세관과 협력해 우회 반입 등 인천 세관 단속 강화에 따른 풍선 효과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세관 관계자는 “불법 물품 밀수가 갈수록 지능화되는 만큼 밀수 분석 고도화 등 관리대상화물 선별 역량을 대폭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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