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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수마트라 코뿔소 멸종…마지막 한 마리도 폐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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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 딱 한 마리 남은 수마트라 코뿔소 암컷 '이단'이 죽음을 맞이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사실상 수마트라 코뿔소가 멸종했다. [뉴스트레이츠타임스=연합뉴스]

말레이시아에 딱 한 마리 남은 수마트라 코뿔소 암컷 '이단'이 죽음을 맞이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사실상 수마트라 코뿔소가 멸종했다. [뉴스트레이츠타임스=연합뉴스]

말레이시아 영토에서 수마트라 코뿔소가 멸종했다.

23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에 따르면 사바주 야생동물 보호 당국은 말레이시아에 딱 한 마리 남아있던 수마트라 코뿔소 암컷 '이만'이 죽음을 맞이했다고 발표했다. 주 정부 관계자는 이만의 죽음은 사실상 말레이시아에서 수마트라 코뿔소 종 전체의 멸종을 뜻한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에선 2015년 이후 수마트라 코뿔소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

25살로 추정되는 이만은 지난 2014년 3월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섬 북동쪽 사바주 야생동물 보호당국에 붙잡혀 지금까지 당국의 보호를 받았다. 포획 때부터 자궁 종양을 앓고 있던 이만은 최근 급속도로 건강이 나빠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만은 한 주 만에 몸무게가 476㎏에서 44㎏이나 빠졌다.

이만에 앞서 지난 5월 27일 사바주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생활하던 수컷 수마트라 코뿔소 '탐'도 고령으로 폐사했다. 말레이시아는 2011년 부터 체외수정을 통해 수마트라 코뿔소를 번식시키려 했다. 특히 탐의 정자와 이만의 난자로 체외수정을 여러번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 사는 코뿔소.[로이터=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 사는 코뿔소.[로이터=연합뉴스]

수마트라 코뿔소는 긴 털을 갖고 있고, 아시아 코뿔소 가운데 유일하게 뿔이 두 개다. 현존하는 코뿔소 5종 가운데 이미 멸종한 털코뿔소와 가깝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수마트라 코뿔소를 '심각한 위기종'으로 지정했다. 한때 동남아 거의 전역에 서식했지만 밀렵과 서식지 파괴로 지나 20년 간개체수가 70% 급감했다. 현재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등에 30~80마리만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바주 야생동물 보호 당국은 "이만의 죽은이 예상보다 빨리왔다. 다행히 이만으로부터 난자를 채취하는 데 성공했다"며 인도네시아 영토에 남아있는 수마트라 코뿔소와의 인공수정 성공 가능성에 희망을 걸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가 협력해 인공수정에 성공할 경우 멸종 위기에 놓인 수마트라 코뿔소를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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