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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BMW 전기차 배터리 책임진다···3조7000억원 계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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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글로벌 완성차업체 BMW가 2021년부터 10년 간 삼성SDI로부터 29억 유로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셀을 구매하기로 했다. 21일 인천의 한 호텔에서 열린 'BMW 협력사의 날'에서 안드레아스 벤트 BMW 그룹 구매 총괄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 BMW]

글로벌 완성차업체 BMW가 2021년부터 10년 간 삼성SDI로부터 29억 유로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셀을 구매하기로 했다. 21일 인천의 한 호텔에서 열린 'BMW 협력사의 날'에서 안드레아스 벤트 BMW 그룹 구매 총괄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 BMW]

BMW와 삼성SDI가 배터리로 '십년지계(十年之計)'를 맺었다. BMW는 지난 20일 삼성SDI와 29억 유로(약 3조7000억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셀 구매 계약을 했다고 21일 밝혔다. 공급 시기는 2021년부터 2031년까지 10년간이다. 양사는 2009년 전기차 배터리 공동 개발로 첫 손을 잡은 이래 10년 간 끈끈한 관계를 맺어왔다. 이번 계약으로 미래 10년을 함께 다짐한 셈이다.

BMW코리아는 이날 인천의 한 호텔에서 국내 1차 협력업체 30여 군데와 'BMW 그룹 협력사의 날' 행사를 열었다. 안데레아스 벨트 BMW그룹 구매·네트워크 총괄은 "한국의 협력사는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특히 자율주행·커넥티비티 부문 기술 개발에 기여하고 있다"며 "혁신이 요구되는 시기에 전문성과 기술을 갖춘 한국 업체와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BMW가 구매하기로 한 5세대 배터리셀엔 삼성SDI의 핵심기술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2020년 이후 BMW가 선보일 차세대 전기차에 들어갈 배터리셀인 만큼 주행거리와 고속충전 등 핵심 성능이 업그레이드된 제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BMW그룹은 2025년까지 전기차 모델 25종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SDI 입장에선 BMW가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첫 번째 고객사라는 점도 의미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BMW가 차세대 배터리 부품사로 삼성SDI를 외부에 공개했다는 점에서 첫 번째 파트너로 볼 수 있다"며 "BMW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지향하는 만큼 'BMW와 삼성 브랜드가 손잡았다'는 점을 마케팅 측면에서 활용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 회사의 인연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만 해도 삼성SDI는 배터리 업계 도전자의 자리에 있었다. 삼성SDI 관계자는 "소형 배터리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었지만, 세계 최고는 아니었다”며 “BMW가 자동차 시장 실적이 없는 삼성SDI를 파트너로 택한 것에 모두가 의아해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산업의 특성상 배터리는 품질력이 필수 조건”이라며“삼성SDI는 품질을 앞세워 BMW의 협력사가 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삼성SDI는 2013년 BMW 전기차(EV) i3에 들어간 배터리셀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배터리셀 하나가 60Ah(6암페어씩 10시간 사용할 수 있는 용량)로 당시 전기차 배터리 중 최대 용량을 갖춘 고출력·고성능 배터리였다. 이후 하이브리드차 i8 배터리를 포함해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용 배터리 등으로 시장을 넓힐 수 있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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