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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야후 합친다…네이버·소프트뱅크 50%씩 공동출자 계획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 정보기술(IT) 업계의 쌍두마차라고 할 수 있는 라인(네이버 자회사)과 야후(소프트뱅크 자회사)가 합병한다. 14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각각 50%씩 출자한 새로운 회사를 만들고 이 회사의 자회사인 Z홀딩스(ZHD·현 야후 모회사)가 라인과 야후의 지분을 100% 소유한다는 계획이다.

양사 세운 공동출자회사 산하에 ZHD 재편 #ZHD가 라인·야후 주식 100% 갖는 구조 #日서 라인 8000만명, 야후 5000만명 이용 #라쿠텐 넘어서 日 최대 인터넷기업 올라서 #

 라인과 야후가 이달 내 합병을 목표로 통합안을 준비 중이다.

라인과 야후가 이달 내 합병을 목표로 통합안을 준비 중이다.

두 회사 모두 각자 분야에서 업계 톱이다. 대화 어플리케이션인 라인은 일본 내 이용자 수가 약 8000만 명에 달하고, 인터넷 검색 서비스인 야후 재팬 이용자는 5000만 명에 이른다. 매머드급 합병으로 일본 국내는 물론 아시아 전역에서 IT 산업에 지각변동이 발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닛케이는 “금융, 소매 등 광범위한 서비스를 다루는 1억명 규모의 디지털 기반이 탄생해 일본 국내 인터넷 산업의 세력도가 크게 바뀐다”며 “아시아를 무대로 미국, 중국의 메가 플랫폼에 대항할 것”이라고 짚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이달 내 통합에 대한 기본합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양사는 관계 당국의 승인을 전제로 구체적인 통합 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우선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각각 절반씩 출자하는 공동출자회사를 설립해, 이 회사가 ZHD의 주식 70% 정도를 보유하는 통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ZHD 산하에 100% 자회사 형태로 라인과 야후를 둔다는 계획이다. ZHD의 주식 30% 정도는 상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

현재 소프트뱅크는 자회사인 ZHD를 통해 야후를 운영 중이다. 소프트뱅크의 ZHD 지분율은 45%다. 네이버는 라인 주식 73%를 보유하고 있다. 닛케이에 따르면 ZHD의 지난해 매출이 9547억엔(지난 3월 결산), 라인은 2071억엔(지난해 12월 결산)이다. 양사가 합병하면 일본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라쿠텐을 넘어 일본 인터넷 기업 중 최대 규모 회사가 될 전망이다.

시가총액은 ZHD가 1조8518억엔, 라인은 1조1048억엔이다. 라인은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데, 야후와 통합 소식에 13일 주가가 전일 대비 13% 폭등한 상태로 거래가 시작됐다.

14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라인 측은 합병과 관련 “기업가치 향상을 위한 시책의 하나로서 검토를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소프트뱅크는 이날 “본건(경영통합)을 포함해 여러가지 가능성에 대해서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AFP=뉴스1]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AFP=뉴스1]

닛케이는 이런 거대 합병 이유와 관련해 “국내외에서 인터넷 서비스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며 “종래엔 전자상거래 사이트, 금융서비스 등이 각 서비스마다 인터넷 기업이 분산돼 있었지만, 소비자의 인터넷 이용이 일반화되면서 중국에선 하나의 창구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대기업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예가 텐센트다. 텐센트는 10억명이 이용하는 대화 어플리케이션 위챗을 중심으로 인터넷 판매 및 결제, 게임 등을 포괄하는 ‘슈퍼 어플리케이션’을 선보이고 있다. 막강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메가 플랫폼 지위를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라인과 야후 통합도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AI) 활용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양사는 통합 서비스를 기반으로 수집한 빅데이터를 서로 활용해 기존 사업을 강화하고 신규 사업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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