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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없고 주장 없어도 되는 현대캐피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남자 프로배구 '우승 후보' 현대캐피탈이 외국인 선수가 없고, 주장이 없어도 선방하고 있다. 8경기를 치러 4승 4패로 절반의 승리를 거두면서 5위에 올라있다.

12일 천안에서 열린 KB손해보험전에서 득점하고 함께 기뻐하는 현대캐피탈 선수들. [사진 한국배구연맹]

12일 천안에서 열린 KB손해보험전에서 득점하고 함께 기뻐하는 현대캐피탈 선수들. [사진 한국배구연맹]

지난 시즌 우승을 차지한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에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여러가지 악재가 터졌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고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한 레프트 공격수 전광인이 무릎 연골 수술을 받고 실전 경기력이 떨어진 상태로 새 시즌을 맞이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1, 2라운드는 힘들 수 있다. 시즌 중반부터 치고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야심차게 데려온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쿠바)가 발목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요스바니는 두 번째 경기였던 지난달 17일 우리카드전에서 발목이 골절되면서, 현대캐피탈은 새 외국인 선수를 찾기로 했다. 그러나 다른 해외 리그도 시즌이 시작된 후라 외국인 선수를 빨리 데려오지 못했다.

현대캐피탈은 우간다 출신의 라이트 공격수 다우디 오켈로를 데려오기로 한 상태다. 취업비자 발급을 받는 등 등록 절차가 필요해 2라운드 중반부터 합류할 예정이다. 그런데 새로운 외국인 공격수를 찾는 사이 주장 문성민도 부상을 당했다. 지난 8일 한국전력전에서 점프 후 착지하는 과정에서 공을 밟고 왼발이 꺾였다. 검사 결과 뼈에 이상은 없지만 한 달 가량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12일 KB손해보험전에서 19득점을 기록한 현대캐피탈 김지한. [사진 한국배구연맹]

12일 KB손해보험전에서 19득점을 기록한 현대캐피탈 김지한. [사진 한국배구연맹]

차도 없고, 포도 없지만 현대캐피탈은 최하위까지 떨어지지는 않았다. 예상치 못한 신예들이 대거 활약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천안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 홈 경기에서는 문성민을 대신해 라이트 공격수로 출전한 스무살 김지한이 팀 내 최다인 19점을 올렸다.

20대 초반의 또래 선수들 최은석, 구자혁, 박준혁 등도 위기 때마다 득점을 하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어줬다. 베테랑 리베로 여오현을 비롯해 남은 주전 선배 전광인, 신영석이 후배들을 다독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에 힘입어 현대캐피탈은 세트 스코어 3-1로 이겼다. 매 시즌 우승 후보인 현대캐피탈은 부상 악재에도 흔들리지 않는 저력이 있었다. 최 감독은 힘들게 시즌을 시작하고 있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나약한 모습 보이지 않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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