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의 세 번째 대통령 직보 사실 사흘 뒤 공개한 청와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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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법무부로부터 세 번째 검찰개혁안을 직접 보고 받았다. 이번 개혁안에는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 가운데 언론 통제 논란을 일으킨 ‘오보 기자 출입 제한’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한다.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11일 서면브리핑으로 이런 내용을 공개했다.

문 대통령, 김오수 차관에게 "장관대행 유념"

문재인 대통령이 8일 김오수 법무 차관으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8일 김오수 법무 차관으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 청와대]

법무부 보고는 지난 8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공정사회를 향한 반부패정책협의회가 종료된 직후인 오후 3시 50분부터 4시 10분까지 20분간 진행됐다. 김오수 차관과 이성윤 검찰국장, 황희석 법무부 검찰개혁추진지원단장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현실적으로 시행 가능한 것들 중심으로 법무부가 대검, 법무·검찰개혁위원회와 협의해 개혁을 진행해 달라"며 “즉시 시행할 수 있는 부분은 즉시 시행될 수 있도록, 추가 연구 검토가 필요한 부분은 심도 있는 연구 검토가 진행될 수 있도록 살펴봐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차관은 “법무부는 검찰과 긴밀히 협의하고, 법무·검찰개혁위원회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국민이 원하는 검찰개혁을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도 “차관이 업무가 많겠지만, 지금 장관대행으로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유념해 달라”고 말했다. 후임 법무부 장관 인선이 수월하지만은 않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은 앞서 두 번째 보고 때도 김 차관에게 “후임 장관을 인선하는 데 시간이 적지 않게 걸린다”며 “내가 장관으로서 역할을 다한다, 말하자면 장관 부재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그 역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었다.

문 대통령이 검찰 개혁과 관련해 처음으로 법무부 업무보고를 받은 건 조국 전 장관 재임 중이던 지난달 9월 30일이었다. 당시 “검찰총장에게도 지시한다”는 대목이 있어 문 대통령이 직접 검찰 개혁에 뛰어들어 검찰과 전선을 형성했다는 말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조 전 장관이 사퇴한 지 이틀만인 10월 16일엔 김 차관으로부터 두 번째 보고를 받았다.

김 차관은 세 번째 보고에선 지난달 8일 발표한 신속추진 검찰개혁 과제 중 ▶특별수사부 명칭 폐지 및 조직 축소를 위한 직제 개정 ▶법무부 감찰규정의 개정 ▶검찰 직접수사의 적법성 통제를 위한 수사준칙으로서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과 인권보호수사규칙의 제정을 지난달 말까지 완료했다고 말했다. 오는 12월 말까지는 ▶추가직제 개편 및 형사ㆍ공판부 강화 ▶인권보호수사규칙·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 등 수사관행 개선법령의 실효성 확보 ▶법무부의 검찰에 대한 감찰 강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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