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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마린스타디움 찾은 이승엽 "감회가 새롭네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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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바 조조마린스타디움 기념비 핸드프린팅에 손바닥을 대는 이승엽 SBS 해설위원. [지바=김효경 기자]

지바 조조마린스타디움 기념비 핸드프린팅에 손바닥을 대는 이승엽 SBS 해설위원. [지바=김효경 기자]

지바롯데 시절 이승엽

지바롯데 시절 이승엽

"그리운 이름이 많네요,"

10일 지바 조조마린스타디움 외곽에 위치한 기념비 핸드프린팅에 손바닥을 댄 이승엽(43) SBS 해설위원은 추억에 잠겼다. 2004년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에 입단해 2년간 뛰었던 홈구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2005년 이승엽은 플래툰으로 출장하면서도 타율 0.265, 30홈런 82타점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이승엽의 30홈런은 의미가 있었다. 마린스타디움은 바닷바람 때문에 좀처럼 홈런을 치기 힘든 구장이었기 때문이다. 2018년까지 이승엽 이후 30홈런을 친 선수가 나오지 않을 정도였다. 이 곳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이승엽은 2006년 일본프로야구 최고 명문 구단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입단했다.

2005년 우승 기념비 핸드프린팅. 이승엽 해설위원의 사인이 함께 새겨졌다. [지바=김효경 기자]

2005년 우승 기념비 핸드프린팅. 이승엽 해설위원의 사인이 함께 새겨졌다. [지바=김효경 기자]

지바 롯데는 2005년 퍼시픽리그, 교류전, 일본시리즈, 아시아시리즈, 2군 이스턴리그, 2군 선수권까지 총 6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승엽은 일본시리즈에서 3개의 홈런을 때리며 맹활약했다. 프리미어12 해설을 위해 경기장을 찾은 이승엽의 얼굴에는 반가움과 그리움, 그리고 회한이 섞였다. 이승엽은 "2011년(오릭스) 이후 처음 온다. 당시 모든 대회를 우승했다. 정말 행복했다. 당시 함께 뛰었던 동료들이 많이 생각난다"고 했다.

물론 행복한 추억만 있는 건 아니다. 2004년엔 프랜차이즈 스타 후쿠우라 가즈야와 주전 경쟁에서 밀려 14홈런에 그쳤다. 프로 생활을 시작한 뒤 처음으로 2군에도 갔다. 이듬해 김성근 감독의 도움을 받아 재도약에 성공했다. 이승엽 위원은 "구단에서 배려해 줘 외국인 선수들이 쓰는 숙소가 아닌 도쿄 인근에서 머물렀다. 하지만 성적이 좋지 않아 2군에 가야 했다. 그 때는 정말 힘들었다. '다시는 2군에 가지 말아야겠다'는 결심도 했다. 생각해보면 그 경험이 내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지바 조조마린스타디움 전광판. 실시간으로 풍속과 풍향이 표시된다. 지바=김효경 기자]

지바 조조마린스타디움 전광판. 실시간으로 풍속과 풍향이 표시된다. 지바=김효경 기자]

조조 마린스타디움은 한국 야구대표팀에게도 매우 중요한 장소다. 프리미어12 수퍼 라운드 2차전 대만과의 경기가 12일 오후 7시 이곳에서 열린다. 두 팀의 승자가 2020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따낼 가능성이 높다. 누구보다 이 곳을 잘 아는 이승엽 위원은 "항상 바람의 세기와 방향을 점검해야 한다. 전광판에 실시간으로 노출되기 때문에 체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늘 바람이 강하진 않다. 하지만 한 번 세게 불면 초속 10m 이상으로 강하게 분다"며 "마무리 훈련을 하던 가을엔 바람이 세진 않았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바람이 셀 땐 높이 띄우기보다는 라인 드라이브성 타구를 노리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이 위원은 "예전보다 파울 지역이 좁아지고, 외야 담장도 당겨졌다"며 선수들이 염두해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바(일본)=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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