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3시 돌풍 온다”…독도해상 추락 헬기 동체 인양 시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3일 오전 소방헬기 추락 독도 해역에서 해군 해난구조대원(SSU)들이 청해진함 인원이송장치 조정실에서 소방헬기 인양을 위한 포화 잠수작전을 지휘하고 있다. [사진 해양경찰청]

3일 오전 소방헬기 추락 독도 해역에서 해군 해난구조대원(SSU)들이 청해진함 인원이송장치 조정실에서 소방헬기 인양을 위한 포화 잠수작전을 지휘하고 있다. [사진 해양경찰청]

독도 인근 해상에서 추락한 소방헬기에 대한 인양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기상 악화를 우려해 실종자와 헬기 동체 유실을 막기 위해서다. 또 블랙박스와 교신 녹음 장비 등이 회수되면 사고원인 분석에 들어갈 수 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기상이 나빠질 것을 대비해 실종자 유실 방지를 포함한 헬기 동체 인양을 실시 중이라고 3일 밝혔다. 황상훈 동해지방해양경찰청 수색구조계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동체 내부가 협소하고, 포화 장비 등으로 시신 수습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동체와 함께 인양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해경과 해군 등 수색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2분께 해군의 구조 잠수함인 청해진함에서 포화 잠수를 활용한 수중 탐색을 재개했다. 이어 동체 인양을 위한 유실 방지 그물망과 인양색 설치를 마무리했다. 이날 오전 11시12분 기준으로 수심 78m 해저에 있더던 헬기 동체는 청해진함 앵커 웨이트에 연결돼 수심 25m까지 올려진 상태다.

중앙119구조본부 소방헬기 추락 나흘째인 3일 오전 해군 청해진함이 독도 인근 사고 해역에서 수색을 하고 있다. [뉴스1]

중앙119구조본부 소방헬기 추락 나흘째인 3일 오전 해군 청해진함이 독도 인근 사고 해역에서 수색을 하고 있다. [뉴스1]

수색 당국은 “별다른 변수 없이 작업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늦어도 기상 악화 전에는 올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기상 상황 등을 고려해 인양 완료 시간은 유동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울릉도 북쪽에는 비가 내리고 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울릉도와 독도에는 시속 30∼50㎞(초속 10∼14m)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칠 것으로 예보됐다.

이번에 추락한 EC-225 기종은 동체 길이가 19.5m, 높이 4.97, 폭 4.1m인 대형 헬기다. 자체 무게만 6840㎏에 이른다. 인양은 추락한 헬기를 체인이나 후크로 결속한 뒤 청해진에 설치된 두 개의 크레인으로 헬기를 들어 올리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청해진함은 조류가 있어도 배를 고정시킬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황대식 전 한국해양구조협회 구조본부장은 “추락한 EC-225 기종의 자체 중량이 6800㎏, 탑승자를 포함하는 이륙 중량이 1만1000㎏인 점을 고려하면 청해진함 자체로 인양 작업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독도는 다행히 수중 시야가 남해나 동해보다 좋아 인양 작업이 크게 어렵지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청해진함은 잠수함 구조 및 지원을 위해 건조됐다. 해저 300m에서도 구조 작전이 가능하다. 해군에 따르면 청해진함은 지금까지 북한 반잠수정(1998년), 제2연평대전(2002년), 은하3호(2012년)·광명성호(2016년) 미사일, 가거도 해경헬기(2015년) 인양 때 투입된 이력이 있다. 2015년 3월 13일 거가도 사고 때는 추락한 지 일주일 뒤인 20일 인양 작업이 이뤄졌다.

동해=박진호 기자, 이상재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