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맹추격에 급해진 소니 "이미지센서 1조 투자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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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가 2021년 가동을 목표로 새로운 이미지센서 공장을 건설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일본 도쿄 긴자의 소니 전시장 앞. [AP=연합뉴스]

소니가 2021년 가동을 목표로 새로운 이미지센서 공장을 건설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일본 도쿄 긴자의 소니 전시장 앞. [AP=연합뉴스]

스마트폰 카메라 등에 쓰이는 이미지센서 분야의 절대 강자인 소니가 삼성전자의 맹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다. 30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소니는 1000억 엔(약 1조724억원)을 들여 나가사키(長崎)현에 스마트폰용 CMOS 이미지센서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2021년 가동한다는 목표다.

점유율 50%로 삼성과 격차 크지만… #삼성 '1억800만 화소' 센서 발표, #中 샤오미 등과 제휴해 몸집 불려 #'5G 시대' 맞아 수요도 폭증세

‘전자의 눈’으로 불리는 이미지센서는 '5G 시대'를 맞아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데이터 용량이 큰 초고화질 영상을 빠른 속도로 전송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자율주행기술, 산업용 로봇 등 활용 분야도 계속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테크노 시스템 리서치에 따르면 현재 세계 시장 점유율은 소니가 50.1%(지난해 매출 기준)로 부동의 1위다. 삼성은 21.1%로 절반도 안 된다.

그러나 삼성은 최근 ‘1억800만 화소’ 이미지센서를 업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기술 혁신을 무기로 삼아 시장에서 몸집을 키우고 있다. 특히 각각 스마트폰 세계 시장 4위와 5위인 중국의 샤오미·오포 등과 전략적인 제휴를 맺어 성장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삼성의 6400만 화소 이미지센서를 자사 스마트폰에 채용한 샤오미 측은 지난 8월 “삼성이 개발 중인 1억 화소 이미지센서를 탑재한 스마트폰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1억 화소'의 벽을 깬 1억 8백만 화소의 모바일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브라이트 HMX'를 지난 8월 12일 공개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1억 화소'의 벽을 깬 1억 8백만 화소의 모바일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브라이트 HMX'를 지난 8월 12일 공개했다. [연합뉴스]

이런 삼성의 도전은 소니가 모처럼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배경으로 꼽힌다. 닛케이는 “(소니의 투자 계획은) 신공장 건설로 2025년까지 점유율을 60%로 높이겠다는 삼성을 뿌리치기 위한 것”이라고 짚었다.

일본에서 반도체 공장 신규 건설은 오랜만의 일이다. 도시바가 2016년 오이타(大分)현 내 공장을 증설했지만, 완전히 새로 짓는 경우는 2007년 이후 처음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일본의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49%에 달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 한국과 대만에 밀리기 시작해 지난해는 7%대 수준에 머물렀다. 그나마 소니가 이미지센서 분야에서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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