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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올림픽 금 꺾었다, 여고생 셔틀콕 천재 안세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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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안세영이 28일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셔틀콕을 받아치고 있다. [EPA=연합뉴스]

안세영이 28일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셔틀콕을 받아치고 있다. [EPA=연합뉴스]

한국 배드민턴에 새로운 스타가 떴다. 여고생 국가대표 안세영(17·광주체고2·세계 16위)이 주인공이다.

프랑스오픈 우승, 올해 4관왕 #“도쿄 올림픽 메달 가장 큰 꿈”

안세영은 28일(한국시각)에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피에르 쿠베르탱에서 끝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750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카롤리나 마린(26·스페인·17위)을 2-1(16-21, 21-18, 21-5)로 꺾고 우승했다. 마린은 2016년 리우 올림픽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다. 올 1월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를 다친 마린은 현재 세계 17위까지 랭킹이 떨어졌지만, 지난달 중국오픈에서 우승하는 등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안세영은 그런 마린을 상대로 첫 세트를 내줬지만, 2세트 접전을 펼치다가 15-15에서 내리 5점을 따내면서 승부를 원점을 돌려놨다. 마린은 득점 때마다 특유의 괴성을 질러 상대의 기를 누르곤 했다. 그래도 안세영은 흔들리지 않았고, 3세트에는 초반부터 밀어붙여 큰 점수 차로 승리했다. 어리지만 안정적인 수비를 펼치며 노련하게 경기를 풀었다.

이로써 안세영은 올해 뉴질랜드오픈, 캐나다오픈, 아키타 마스터스와 프랑스오픈까지 4개 대회에서 우승했다. 지난해 시니어 무대에 데뷔했으니 2년 차에 거둔 놀라운 성과다. 특히 이번 프랑스오픈은 BWF 월드투어 중 상급 대회라서 상위권 선수들이 대거 출전했다. 안세영은 8강전에서 세계 8위 사이나 네흐왈(29·인도)을, 4강전에서는 2위 야마구치 아카네(22·일본)를 연거푸 2-0으로 제압했다.

안세영은 우승 후 “1세트는 경기 템포가 너무 빨랐다. 휴식 시간에 감독님이 ‘천천히 하라’고 했고,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가려고 했다. 우승을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는데, 이뤄서 기쁘다”며 “내 장점은 나이다. 어리기 때문에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안세영은 ‘배드민턴 신동’이다. 취미로 배드민턴을 하는 부모를 따라 초등학교 1학년 때 배드민턴에 입문했다. 어릴 때부터 또래보다 도드라지게 큰 키가 장점이었다. 현재 1m69㎝인데, 큰 키를 앞세워 주니어 정상에 올랐다. 2013~17년 5년 연속으로 요넥스 코리아 주니어오픈 여자 단식에서 우승했다.

중학생이던 2017년 12월, 안세영은 선배 언니들을 제치고 성인 대표로 발탁됐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32강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경험 덕분에 더욱 성장했다. 지난해 12월 대표선발전에서 9전 전승으로 태극마크를 유지했고, 올해 세계 배드민턴계 파란을 일으켰다. 올 초 99위였던 세계 랭킹도 16위까지 수직상승했다. 내년 도쿄 올림픽에서도 메달 기대주로 꼽힌다.

한국 배드민턴은 리우 올림픽에서 동메달 1개에 그쳤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노메달에 그쳤다. 8월 세계개인선수권대회에서도 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안세영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안세영도 “도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게 가장 큰 꿈”이라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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