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주요 정치행사 돌연 연기…각료 야스쿠니 참배가 영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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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오른쪽)가 23일 도쿄 아카사카 영빈관에서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과 회담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아베 총리와 왕 부주석은 이날 내년 봄으로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방일 등 양국 간 현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오른쪽)가 23일 도쿄 아카사카 영빈관에서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과 회담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아베 총리와 왕 부주석은 이날 내년 봄으로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방일 등 양국 간 현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연합뉴스]

다음달 초 중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일본 연립여당(자민·공명당)과 중국 공산당 간 교류행사(일·중 여당 교류협의회)가 중국 측의 요청으로 돌연 연기되면서 최근 급속도로 가까워지던 양국 관계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현재로선 연내 개최 가능성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다음달 中서 열려다가 中 요청해 연기 #'쌍십절' 행사 日의원 첫 참석이 발단? #시진핑 주석과 면담도 예정됐는데… #연내 개최 가능성도 불투명한 상황

일본 여당 내에선 이달 중순 일본 각료들이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한 것 등에 대한 중국 측의 반발일 수 있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고 NHK가 28일 전했다. 일각에선 일본의 초당파 국회의원 모임인 ‘일·화(日·華)의원간담회’ 소속 의원이 지난 10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쌍십절(건국기념일) 축하 퍼레이드에 처음으로 참가한 것이 발단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지 사정 등도 있어서 개최는 연기하게 됐다”며 “일정 문제”라고 확대해석에 선을 그었다. 그러나 예정됐던 행사가 연기되는 것을 놓고 해석들이 분분하다.

무엇보다 최근 들어 양국 관계가 어느 때보다 좋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열린 일왕 즉위식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이자 실세인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이 축하사절로 참석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왕 부주석과의 회담에서 긴밀해진 양국 관계를 상기시키며 내년 봄으로 예정된 시 주석의 국빈 방일에 대해 협의했다.

이런 상황에서 코앞에 닥친 중요 정치 교류행사를 연기하는 것은 중국 측의 불만이 잠재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여당 대표단은 방중하면 시진핑 주석과의 면담도 예정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져 이런 의혹을 부추기고 있다.

니카이 간사장은 행사 연기와 관련해 기자들에게 “일본 측으로선 연기되면 (태풍으로 인한 국내) 재해 대응을 위해서라도 사정이 좋다는 생각도 있다”며 “연내 개최할 수 있는지 여부를 앞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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