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죽을 수 있다 생각해"···제주항공 43분 공포의 비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제주항공. [중앙포토]

제주항공. [중앙포토]

김해공항을 출발해 김포공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여객기가 기체 이상으로 회항했다.

25일 오후 8시 51분쯤 승객 182명을 태우고 김해공항을 출발한 제주항공 7C 207편 항공기가 이륙 43분 만인 오후 9시 34분쯤 김해공항으로 돌아왔다.

제주항공 측은 자동 조종 장치에 이상 신호가 떠 매뉴얼에 따라 회항했다고 설명했다.

이 항공편은 당초 오후 7시 30분 출발이었지만 안전점검 등 일정이 늦어지면서 오후 8시 50분쯤 뒤늦게 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승객 182명 가운데 93명은 26일 오전 6시 52분 대체 항공편을 타고 김포공항으로 출발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규정에 따라 승객들에게 숙소를 제공하고 대체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했으며 보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당 항공편에 탑승한 한 승객은 26일 YTN을 통해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이륙한 기체가 롤러코스터처럼 위아래로 흔들렸고, ‘불시착’을 준비하라는 기내 방송에 “죽을 수도 있다”는 극심한 공포를 겪었다는 것이다.

이 승객은 “이륙 뒤 30분 정도 지나니까 ‘기체에 문제가 생겨서 김해공항으로 회항해야 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며 “그때부터 승객들은 웅성웅성하면서 겁에 질렸었다”고 말했다.

[사진 YTN 방송화면 캡처]

[사진 YTN 방송화면 캡처]

그는 “뒤에서 아기가 우는 소리가 약하게 들렸고 엄마가 제지하는 것 같았다. 일부 승객은 기도하고 있었다”며 “저도 죽을 수 있다는 생각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겁은 많이 났지만 침착하게 잘 대응하려고 했다. 착지하는 순간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며 “기장과 승무원들도 침착하게 대처를 잘해줘서 많이 안심됐다. 그분들도 고생한 것 같다”고 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