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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편향 교육' 논란 인헌고…학생회 "외부 개입 중단" 호소

중앙일보

입력

전국학부모단체연합, 자유대한호국단, 턴라이트, 자유법치센터 회원들이 24일 오후 서울 관악구 인헌고 앞에서 인헌고 교장, 교사 규탄 및 인헌고 학생수호연합 지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전국학부모단체연합, 자유대한호국단, 턴라이트, 자유법치센터 회원들이 24일 오후 서울 관악구 인헌고 앞에서 인헌고 교장, 교사 규탄 및 인헌고 학생수호연합 지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일부 교사가 정치편향적인 발언을 하고 사상주입 교육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 관악구 인헌고의 학생회에서 "교내 문제에 외부 단체의 개입을 중단해달라"는 입장문을 내놨다.

인헌고 학생회 "학내 문제, 토론으로 해결" 입장문 #학수연 "토론회에 변호사 대동, 동영상 공개" 요구

25일 인헌고와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학생들은 대의원회와 학급자치회를 열고 논의 결과를 입장문에 담아 학교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인헌고 전교생 530명 가운데 430명이 회의에 참석했고, 이중 393명이 동의한 내용이다.

입장문에는 ▶학교 문제에 대한 외부 단체의 개입과 학교 주변 시위 중단을 호소한다 ▶학교와 관련한 왜곡된 허위 정보를 퍼뜨리지 않도록 한다 ▶학생 간 이견에 대해 감정적 대립을 자제한다 ▶학교 내의 문제는 공개토론회 등 학생 자치 노력으로 해결해나가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인헌고의 일부 학생들은 "정치편향적인 교사들이 사상주입 교육을 한다"고 주장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학생들로 구성된 학생수호연합(학수연)은 "교사들이 '조국 관련 가짜뉴스를 믿는 사람은 다 개돼지'라고 했고,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한 학생에게 '일베'라고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인헌고 주변에 보수 성향의 유튜버, 보수단체 회원들 수십명이 모였다. 나승표 인헌고 교장은 "등하교 하는 학생들을 향해 '홍위병' '빨갱이'라고 부르거나 위협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학생 보호와 교육활동에 큰 지장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

학생회가 공개한 입장문에 대해 학수연 측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헌고 관계자에 따르면, 학생회는 학수연 측에 "학생들끼리만 참여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자"고 제안했으나, 학수연 측은 "변호사를 포함한 외부 전문가를 토론회에 대동할 수 있게 하고, 동영상을 촬영해 외부에 공개할 것" 등을 요구했다고 한다.

나 교장은 "외부에 알려진 것과 학교의 실상은 전혀 다르다"면서 "학내에서 벌어진 흔한 갈등이 외부인들의 개입으로 침소봉대되면서 수많은 아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수능을 앞둔 학생들을 배려해달라"고 하소연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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