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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가' 홍콩 주차장, 한 칸 11억원에 팔렸다

중앙일보

입력

홍콩 센트럴에 있는 '더 센터' 빌딩. [연합뉴스]

홍콩 센트럴에 있는 '더 센터' 빌딩. [연합뉴스]

세계에서 집값이 가장 비싸기로 악명 높은 도시인 홍콩에서 주차장 한칸이 11억이 넘는 가격에 거래돼 화제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의 금융 중심가에 있는 '더 센터' 빌딩의 지하 1층 주차장 한 칸이 최근 760만 홍콩달러(약 11억3000만원)에 거래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주차장의 면적은 약 3.8평으로, 평당 3억원가량에 팔린 셈이다. 이는 홍콩 주택 중간값의 3배가 넘는 가격이다.

할리우드 영화 '배트맨: 다크 나이트'의 배경으로 등장하기도 한 '더 센터'는 지난해 홍콩 최고 갑부인 리카싱(李嘉誠)이 홍콩 최고 여성 갑부인 폴리아나 추(朱李月華) 등 10명의 투자자에게 51억5000만 달러(약 6조원)에 매각한 빌딩이다.

이번에 지하주차장 한 칸을 매각한 사람은 지난해 이 빌딩 거래에 참여한 10명의 투자자 중 한 명인 물류 재벌 2세 조니 청이다. 이 주차장을 구매한 사람 역시 해당 빌딩에 사무실을 소유한 사람으로 알려졌다.

홍콩 도심인 센트럴 지역은 주차 공간이 턱없이 부족해 주차장이 '금값'에 거래된다. '더 센터'의 경우 사무실 공간이 120만 제곱피트(약 3만3000평)에 달하지만, 주차장은 402칸에 불과하다. 이 주차장 한 칸의 평균 거래 가격은 600만 홍콩달러(약 9억원)에 이른다.

주택가 주차장도 마찬가지다. 홍콩 아파트에는 대부분 지하 주차장이 없어, 자가용 차량을 소유한 주민은 매월 임차료를 내고 인근 주차장을 빌려 사용한다.

SCMP는 "5명 중 1명이 빈곤층인 홍콩의 주차장 거래 가격은 홍콩의 빈부격차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다"며 "이 같은 빈부격차가 홍콩을 사상 최악의 정치적 위기 상황으로 몰아넣었다"고 설명했다.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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