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히토 일왕 22일 즉위…이낙연 총리와 ‘1분 대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나루히토 일왕(왼쪽)과 이낙연 국무총리. [연합뉴스]

나루히토 일왕(왼쪽)과 이낙연 국무총리. [연합뉴스]

제126대 나루히토(德仁·59) 일왕이 22일 각국 정상급 인사를 초청해 자신의 즉위를 선언하고 축하 인사를 받는 자리를 갖는다.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를 일본 안팎에 알리는 의식인 '소쿠이레이세이덴노기'(即位禮正殿の儀)가 이날 오후 1시 도쿄 소재 일왕 거처인 고쿄(皇居)에서 열린다.

이 자리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등 일본 정부와 각계를 대표하는 인사와 이낙연 국무총리, 왕치산(王岐山) 중국 국가 부주석, 찰스 영국 왕세자 등 183개국 주요 인사 등 2000여명이 참석한다.

제2차 세계대전 종료 후인 1960년에 태어나 대학에서 사학을 전공한 일왕이 이 자리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받고 있다.

나루히토 일왕은 올해 일본 패전일(8월 15일)에 "과거를 돌아보고 깊은 반성 위에 서서 다시 전쟁의 참화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 2015년 2월에는 "전쟁의 기억이 흐려지려고 하는 오늘날, 겸허하게 과거를 돌아보고 전쟁을 체험한 세대가 전쟁을 모르는 세대에게 비참한 경험이나 일본이 밟아온 역사를 올바르게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한일 관계가 극도로 악화한 점을 고려하면 나루히토 일왕이 이날 민감하게 해석될 수 있는 역사 관련 언급을 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당장은 아니더라도 일본의 역사 인식에 시사점을 남길 발언을 할 가능성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는 이날 일왕 즉위식에 참석한 뒤 저녁에 같은 곳에서 열리는 궁정연회에도 자리한다.

나루히토 일왕은 궁정연회에서 자신의 즉위를 축하하러 온 각국 대표들과 1분 정도씩 인사를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리도 나루히토 일왕과 짧은 대화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이 만나는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1년 7개월만이다.

특히 궁정연회에는 일영 통역만 제공되기 때문에 일본어에 능숙한 이 총리가 나루히토 일왕과 일본어로 직접 대화를 나눌 가능성이 크다.

이 총리가 이 과정에서 나루히토 일왕에게 한국 방문을 요청할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 총리는 나루히토 일왕이 왕세자 신분이던 지난해 3월,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물포럼 개막식 때 나루히토 일왕을 만난 바 있다.

당시 이 총리는 적절한 환경이 조성돼 왕세자의 한국 방문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고 나루히토 당시 왕세자는 "양국 간에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