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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겨레하나 “유니클로, 사과 없다면 앞으로도 반복될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1일 오후 서울 유니클로 광화문점 앞에서 평화나비네트워크와 대학생겨레하나 회원들이 유니클로 광고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21일 오후 서울 유니클로 광화문점 앞에서 평화나비네트워크와 대학생겨레하나 회원들이 유니클로 광고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대학생 단체들이 ‘위안부 피해자 모독’ 논란에 휩싸인 광고를 제작한 일본계 의류업체 유니클로에 사죄를 촉구했다.

대학생겨레하나와 평화나비네트워크 회원들은 21일 서울 종로구 유니클로 디타워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안부 피해자,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조롱하고 우리 국민들을 모독한 유니클로를 규탄한다”며 “피해자를 조롱하는 행태는 식민지배를 인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이들은 “80년 전 식민지배 우리가 기억한다”, “아베가 사죄할 때까지 불매운동은 계속된다” 등 구호를 외쳤다.

정은주 강제동원공동행동 간사는 “(광고에 등장한) ‘80년 전’은 일본 예능인과 정치인이 ‘왜 강제징용 문제를 아직도 꺼내냐’고 우리 정부에 시비를 걸 때 희화화해서 쓰는 말”이라며 “저는 일부러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철우 대학생겨레하나 대표는 “유니클로가 광고 송출을 중단하기로 했지만 사과와 반성이 없다면 앞으로도 똑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규탄했다.

유니클로는 지난 15일 국내 공식 유튜브 채널에 새로운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가 ‘위안부 피해자 모독’에 휩싸였다. 98세 패션 컬렉터 백인 할머니와 13세 패션 디자이너 흑인 소녀가 영어로 대화를 나누는 동영상이다. 영상에서 소녀가 할머니에게 “스타일이 완전 좋은데요. 제 나이 때는 어떻게 입으셨나요”라고 묻자 할머니는 “맙소사, 그렇게 오래전 일은 기억하지 못해!”라고 답한다.

일본 광고에서는 ‘옛날 일은 잊어버렸어’(昔のことは、忘れたわ)라는 자막이 달렸고, 미국에서도 ‘맙소사 그렇게 오래전 일은 기억하지 못해!’(Oh My God, I can’t remember that far back!)라고 표현돼 있다.

그러나 한국 자막에는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라고 의역돼 노출됐다. 오히려 일본이나 미국 등 해외 TV 광고 자막에는 ‘80년’이라는 구체적 기간이 언급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80년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한국과 일본의 역사 문제를 우회적으로 거론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유니클로는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20일 해당 광고 송출을 전면 중단했다.

21일 오후 서울 유니클로 광화문점 앞에서 평화나비네트워크와 대학생겨레하나 회원들이 유니클로 광고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21일 오후 서울 유니클로 광화문점 앞에서 평화나비네트워크와 대학생겨레하나 회원들이 유니클로 광고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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