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세계최초 초저유황선박유 공정 특허…환경규제 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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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의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VLSFO 공정 전경. [사진 현대오일뱅크]

충남 서산의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VLSFO 공정 전경. [사진 현대오일뱅크]

현대오일뱅크가 세계 최초의 신기술을 적용한 초저유황선박유(VLSFO·Very Low Sulfur Fuel Oil) 생산공정을 개발해 국내 특허를 출원하고 오는 11월부터 제품을 본격 판매한다. 2020년 1월 1일부터 적용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배기가스 배출 규제로 황산화물을 적게 배출하는 선박유의 수요가 높아질 전망에, 국내 정유업체가 시장 공략에 나섰다.

 IMO는 2020년부터 선박유의 황산화물 함량 상한선을 0.5%로 제한하는 규제를 시행한다. 산성비의 원인 물질 중 하나인 황산화물의 배출을 줄이기 위해 앞으로 전 세계를 항해하는 선박은 황산화물 함유량 0.5% 이하의 ‘저유황유’를 사용해야 한다.

 현대오일뱅크가 개발한 신기술은 초저유황선박유 혼합유분의 안정성을 해치는 ‘아스팔텐’ 성분을 완전히 제거하는 기술이다. 아스팔텐은 선박의 필터·배관 등을 막아 선박의 연비를 떨어뜨리고 심한 경우 연료를 정상적으로 주입하지 못하게 한다. 현대오일뱅크는 IMO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기존 설비에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 ‘VLSFO 생산공정’으로 바꾸고 최근 시운전을 마쳤다.

 현대오일뱅크는 혼합유분의 안정성 문제를 해결해 늘어나는 초저유황선박유 수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기존 설비를 활용하기 때문에 투자비를 최소화했고, 시장의 수요에 맞춰 기존 생산 공정과 초저유황선박유 생산 공정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업계도 다가오는 IMO 환경규제에 대비해 기존 벙커유를 추가 탈황할 수 있는 고도화설비를 신∙증설하고, 황 함유 정도가 다른 여러 유분을 배합하는 등 새로운 환경기준을 맞추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날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초저유황선박유에 대한 장기계약 물량을 이미 다량 확보하는 등 시장변화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철현 현대오일뱅크 중앙기술연구원장은 “선박 환경을 고려한 신기술로 고품질 초저유황선박유 시장에서 앞서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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