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신문 "美, 고분고분하지 않으면 제재…겁먹으면 망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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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30일 판문점 북측 지역에서 악수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지난 6월 30일 판문점 북측 지역에서 악수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1일 미국 등 서방 세력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나라에 제재를 들이대며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제재로 굴복시키려 한다면 양보하지 않고 강하게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제국주의자들의 제재는 만능의 무기가 아니다' 제목의 정세론 해설에서 "제국주의자들의 제재에 겁을 먹고 양보하면 망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문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력은 저들에게 고분고분하지 않은 나라들에 제재를 들이대며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한걸음의 양보는 열 걸음, 백 걸음의 양보를 가져오고 결국 망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그 사례로 이라크와 리비아를 언급하며 "제국주의자들의 위협과 공갈, 제재압박이 두려워 동요하면서 물러서다가는 국권을 유린당하게 되며 제 손으로 제 눈을 찌르는 것과 같은 자멸의 길을 걷게 된다"고 말했다.

신문은 또 "제국주의자들이 제재를 가하는 것은 저들의 비위에 거슬리는 나라들의 경제를 혼란시키고 민심을 불안케 하여 정권교체를 실현하고 저들에게 예속시키자는데 그 목적이 있다"며 "자주권과 민족의 존엄은 그 누가 가져다주거나 지켜주지 않는다. 오직 제국주의자들과의 투쟁을 통해서만 지켜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란과 러시아 등 미국의 제재에도 자국 정책을 유지하는 국가들을 거론하면서 "현실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제재는 만능의 무기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지난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결렬된 이후 대북 제재와 미국에 대한 비난을 강화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삼지연 건설 현장에서 미국의 "집요한 제재와 압살 책동"에 대한 "인민의 분노"를 언급한 것이 지난 16일 보도된 데 이어, 노동신문도 지난 19일 사설에서 "믿을 것은 오직 자체의 힘과 인민의 드높은 정신력"이라며 자력갱생으로 제재 문제를 돌파할 것을 주문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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