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한·일 물밑 접촉 중, 이낙연 총리 방일이 모멘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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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현지 시간) 일본의 경제 보복과 관련해 “한·일 갈등은 어떤 형태로든 올해를 넘기지 않고 해소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물밑에서 여러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IMF(국제통화기금)·WB(세계은행) 연차총회 참석 등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홍 부총리는 이날 한국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본의 수출규제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도 피해를 보는 것인 만큼 양국 간 협의를 통해 마무리돼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한국 기업들의 피해에 대해서는 “일본이 3개 품목의 수출을 규제하지만 아직까지 부품 또는 소재 조달이나 생산에 차질이 있다고 신고한 기업은 없다”며 “다만 불확실성 때문에 기업들이 힘들어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는 22일) 일왕 즉위식에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하는 것이 좋은 모멘텀이 될 수 있다”며 “예단할 순 없지만, 이 총리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만날 기회가 만들어지는 것만으로도 진전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는 글로벌 밸류체인(가치사슬)을 훼손하는 것”이라면서 “일본을 정식으로 거명하진 않겠지만, G20 장관회의와 IMFㆍWB 연차총회에서도 이 문제를 간접적으로 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세인트 레지스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제 설명회에서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 나아가는 한국경제'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기획재정부 제공) 2019.10.17/뉴스1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세인트 레지스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제 설명회에서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 나아가는 한국경제'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기획재정부 제공) 2019.10.17/뉴스1

홍 부총리는 이에 앞서 열린 해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경제 설명회(IR)에서는 “한국 경제는 튼튼한 대외건전성과 견고한 재정, 균형 잡힌 산업구조의 3대 충격 완충장치를 바탕으로 강한 복원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총리가 뉴욕에서 한국경제 IR을 연 건 지난 2017년 1월(유일호 전 부총리) 이후 약 3년 만이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40%를 하회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대비 굉장히 낮은 수준이며, 외환보유액도 4030억 달러(9월 19일 기준)로 상당하다는 게 홍 부총리가 IR에서 강조한 말이다. 그는 성장세가 둔화하고는 있지만, OECD 회원국과 비교했을 때는 평균 수준이며 여타 제조업 기반 수출국에 비해서도 양호한 수준이라고도 강조했다.

다만 리스크 요인으로 가계 부채와 한·일 무역갈등을 언급했다. 특히 일본의 수출규제를 두고는 “한국과 일본 경제 구조는 ‘윈-윈(Win-win) 관계’였다”며 “일본의 수출규제가 이어진다면 한국 제조업체와 일본 수출업체가 타격을 받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제 무역에서 국가 간 신뢰를 해치는 행위이고, 무역 의존도 심화를 경계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는 ‘냉각효과(chilling effect)’가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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