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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세먼지 극심한 날 어린이집·학교 쉬고, 차량은 강제 2부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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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진 지난 3월 6일 강원 춘천시 도심 전경. [연합뉴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진 지난 3월 6일 강원 춘천시 도심 전경. [연합뉴스]

환경부가 ‘미세먼지 재난 위기관리 표준 매뉴얼’을 만들고 겨울철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대비에 들어갔다.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심각' 땐 임시공휴일 지정도

초미세먼지 농도가 일정 수준 이상 높게 지속할 경우, 환경부 장관이 위기 경보를 발령해 각 지자체와 관계기관을 통해 조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초미세먼지보다 입자가 큰 미세먼지(PM10)는 현재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상 자연재난으로 분류돼 대규모 황사 발생 위기관리 대응 매뉴얼을 적용받지만, 초미세먼지 자체에 대한 매뉴얼이 이번에 새로 만들어진 것이다.

현재 초미세먼지 예보 단계 ‘매우 나쁨’을 넘어서는 76㎍/㎥ 이상 농도가 2시간 이상 이어지면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는데, 경보체계는 그보다 더 고농도 상황에서 비상조치를 위해 내려지게 된다.

'매우 나쁨‘ 넘으면 경보 발령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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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마련된 경보는 초미세먼지(PM2.5) 농도에 따라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나뉜다.

‘관심’은 50㎍/㎥가 이틀간 예상되거나 다음날 75㎍/㎥ 이상 농도가 예상될 때, ‘주의’는 150㎍/㎥ 이상 농도가 2시간 이상 지속하고 다음날 75㎍/㎥ 이상이 예상될 때, ‘경계’는 200㎍/㎥ 이상 농도가 2시간 이상 지속하고 다음날 150㎍/㎥ 초과가 예상될 때, ‘심각’은 400㎍/㎥ 이상 2시간 지속하고 다음날 200㎍/㎥ 초과가 예상될 때 발령된다.

지금까지 측정된 일평균 농도 최고치는 지난 3월 5일 세종시의 143㎍/㎥이다.
수치로만 보면 이번 경보 기준은 거의 현실 적용이 어려운 매뉴얼이다.

환경부 유승광 대기환경정책과장은 “단순 농도 기준은 인체 영향을 고려해 과학적 기준을 따랐지만, 3월에 7일 연속 비상저감 조치가 내려지는 등 현실적으로 미세먼지를 체감하는 국민 눈높이와 맞지 않아 ‘지속일수’ 기준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특정 단계 경보가 이틀 이상 지속하면 3일째인 다음 날부터는 경보를 격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유 과장은 “현장에서 위험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되면,관계부처 회의를 거쳐 환경부 장관 권한으로 경보 단계를 격상해 발령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경보 기준을 적용하면 2018년은 ‘관심’ 21일, ‘주의’ 6일의 경보가 내려지고, 올해 9월까지 기준으로는 ‘관심’ 7일, ‘주의’ 9일, ‘경계’ 2일, ‘심각’ 2일의 경보가 발령된다.

심각 단계에서는 민간 차량도 강제 2부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전국 곳곳에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엿새째 발령된 지난 3월 6일 서울 종로구 송월길 서울시교육청 주차장에 차량 2부제가 시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전국 곳곳에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엿새째 발령된 지난 3월 6일 서울 종로구 송월길 서울시교육청 주차장에 차량 2부제가 시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현행 비상저감 조치 발령과 같은 기준의 ‘관심’ 단계에서는 공공부문 차량 2부제‧공사시간 단축‧도로 청소차 운행 등 조치가 취해지고 ‘주의’ 단계는 공공부문 차량 전면 제한‧공공사업장 연료 사용 감축 등 조치가 이뤄진다.

‘경계’ 단계에서는 민간 자율 차량 2부제를, ‘심각’ 단계에서는 민간 강제 2부제 및 유·아동 시설 휴업‧휴원 명령을 검토하거나 임시공휴일 지정까지도 검토한다.

현재 공개된 매뉴얼 상으로는 공공부문‧차량 미세먼지 감축에 대책이 집중돼있다.

유 과장은 “지난 25일까지 지자체별로 미세먼지 경보 발령 시 5등급 차량 운행제한 조례 마련을 끝냈다”고 밝혔다.

사업 부문의 대기오염물질 배출에 대해서는 “경보 발령 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많은 1종 대형사업장 가동시간 조정 등은 현재 97개소에 대해서만 시행할 수 있지만, 협력 사업장을 내년 초까지 571개소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관심‧주의 단계 경보에서 시행되는 저감 조치들로 국내 미세먼지 발생량의 약 10%가 감축될 것으로 예측한다.

유 과장은 “올해 3월 비상저감 조치 때 일평균 900톤의 미세먼지 발생 중 10% 내외가 저감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자세한 매뉴얼이 만들어진 다음에 정확한 시뮬레이션이 가능하지만, 주의‧경계 단계 경보 조치에서 비슷한 효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어린이집‧학교 휴업 근거 생긴 셈

대구·경북에 최악의 미세먼지 공습이 계속된 지난 3월 6일 오전 대구 도심의 한 횡단보도에서 마스크를 쓴 초등학생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뉴스1]

대구·경북에 최악의 미세먼지 공습이 계속된 지난 3월 6일 오전 대구 도심의 한 횡단보도에서 마스크를 쓴 초등학생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뉴스1]

그러나 이번 매뉴얼은 어디까지나 ‘권고기준’이다.

미세먼지 재난 안전 주관부처인 환경부가 짠 틀에 맞게 각 지자체와 부처에서 상세한 실천방안을 만들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어린이집 휴원, 학교 휴교 등은 보건복지부‧교육부 등의 협의가 있어야 하고 보육 공백에 대한 해결책도 마련돼야 한다.

유 과장은 “돌봄 문제가 제대로 구축이 안 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시행할 수 있는 건 아니고, 매뉴얼은 휴원 등 조치를 할 수 있는 근거 마련의 차원”이라며 “여성가족부‧고용노동부 등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심각’ 단계에서 할 수 있는 임시공휴일 지정도 “국민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함부로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검토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11월 초까지 각 지자체와 부처들 간 매뉴얼 세부사항을 확정한 뒤 11월에 2차례 모의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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