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가구 사는 섬마을 살인사건···유력 용의자 한달 전 음독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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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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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가구만 거주하는 인천 강화도 한 작은 마을에서 발생한 80대 할머니 살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피해자의 이웃으로 특정됐다. 용의자는 한 달 전 이미 사망했다.

인천 강화경찰서는 강화도의 한마을에 살던 90대 노인 A씨를 살인혐의 유력용의자로 특정했으며 A씨는 지난달 숨졌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10일 오후 1시 30분께 인천시 강화군의 1층짜리 단독주택에서 혼자 살던 B(84)씨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와 B씨는 이웃 주민이었다. A씨는 사건 발생 1주일 만인 지난달 17일 자택에서 음독을 시도했고, 결국 숨졌다.

B씨는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지난달 10일 머리에 피를 흘린 채 거실 바닥에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됐다. "어머니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B씨 아들의 연락을 받은 이웃 주민이 B씨 집에 들렀다가 발견했다.

사건 발생 초기 용의자 행방은 묘연했다. A씨와 B씨가 살던 마을은 강화도 북단 북한과 맞닿은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인근으로 7가구 10여명이 사는 작은 마을이다. 해병대 초소 2개를 지나야 들어갈 수 있는 곳이어서 외부인 출입도 쉽지 않은 곳이다. 사건 한 달이 지나도록 용의자를 특정할 만한 주요 단서도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B씨 주변 인물과 이웃 주민을 상대로 수사를 벌이고, B씨와 자주 다투는 등 원한 관계가 있던 인물이 있었는지 조사했다. 수사 과정에서 A씨와 B씨가 평소 자주 다퉜다는 주민들의 진술이 나왔다. 경찰은 이웃 주민 진술을 토대로 A씨를 이번 사건 유력 용의자로 보고 음독으로 사망한 A씨의 시신 부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상태다.

경찰은 B씨 자택에서 수거한 지문 등 각종 증거에 관한 국과수 최종 감정 결과 A씨가 피의자로 확인하면 '공소권 없음'으로 검찰에 송치, 이번 사건을 종결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아 단정하긴 힘들지만, 현재까지 의심 가는 인물 중 A씨가 유력한 용의자는 맞다"면서도 "수사가 끝나지 않아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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