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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뉴스] 1년 동안 1만3000그릇···전국 누비는 '1t 짜장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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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인천시 부평구 부평역 북부광장에서는 나눔의 짜장차 희망 나눔 축제가 열렸다. 비영리 단체 '아름다운 동행 인천'은 이날 1500여 그릇의 짜장면을 나누는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사진 아름다운 동행 인천]

지난 5일 인천시 부평구 부평역 북부광장에서는 나눔의 짜장차 희망 나눔 축제가 열렸다. 비영리 단체 '아름다운 동행 인천'은 이날 1500여 그릇의 짜장면을 나누는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사진 아름다운 동행 인천]

지난 5일 낮 12시 인천시 부평구 부평역 북부광장. '나눔의 짜장차'라 적힌 앞치마를 입은 봉사자들이 의자에 앉은 이들에게 짜장면을 하나씩 건네고 있었다. 짜장면을 받아 든 사람들은 은빛 예술단, 한마음 문화예술단 등이 선보이는 공연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이날 부평역 북부광장에서는 비영리 단체 ‘아름다운 동행 인천’(아동인)이 진행한 ‘나눔의 짜장차 희망 나눔 축제’가 열렸다. 아동인 회원들이 매년 10월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노숙자, 소외된 어르신들에게 1500여 그릇의 짜장면을 조리해 나눠주는 행사로 올해로 3회째를 맞았다.

강병인 아동인 대표는 “매년 천사데이(10월 4일)을 기념해 짜장면을 대접하는 이 행사는 아동인의 가장 큰 축제”라며 “예술인들이 재능기부도 해주면서 매년 행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날 색소폰을 연주한 김동래(58)씨는 “아동인의 봉사활동 취지가 좋아서 출중한 연주 실력은 아니지만 도움을 주고 싶어서 참여했다”라고 말했다.

소록도 주민들은 짜장차 봉사활동을 온 아름다운 동행 인천 측에 ’소록도에 온 짜장 중에 제일 낫다“ 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사진 아름다운 동행 인천]

소록도 주민들은 짜장차 봉사활동을 온 아름다운 동행 인천 측에 ’소록도에 온 짜장 중에 제일 낫다“ 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사진 아름다운 동행 인천]

1t 트럭 짜장차로 인천 곳곳 누벼

아동인의 짜장면 나눔은 이날에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아동인은 1t 트럭 ‘짜장차’와 함께 시간이 날 때마다 인천 곳곳을 누비며 독거노인, 노숙자, 장애인 시설, 보육원 등을 방문한다. 지난 8월에는 장애인들이 머무르고 있는 인천 장봉도 혜림원에 배를 타고 다녀왔다.

때로는 인천을 넘어 전국으로 발을 넓혔다. 전남 소록도가 대표적이다. 매년 여름과 겨울 2회씩 이곳을 찾는 강 대표에게 소록도 주민들은 “소록도에 온 짜장면 중 아동인의 것이 제일 맛있다”며 감사 인사를 하기도 했다. 이렇게 아동인이 매달 6~7회씩 봉사활동을 다니며 1년 동안 만드는 짜장면은 1만3000 그릇이 넘는다고 한다.

강병인 대표와 아름다운 동행 인천 회원들이 짜장차에서 짜장면을 만들고 있다. [사진 아름다운 동행 인천]

강병인 대표와 아름다운 동행 인천 회원들이 짜장차에서 짜장면을 만들고 있다. [사진 아름다운 동행 인천]

아동인의 짜장면 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2016년이다. 진행하던 인테리어 사업이 지지부진하자 강 대표는 고민 끝에 “차라리 하고 싶은 일을 하자”라는 생각을 했다. SNS에서 만난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비영리 단체 ‘아름다운 동행 인천’을 만들었다. 평소 틈틈히 해온 봉사활동이 결정에 큰 영향을 줬다.

그가 생각한 봉사활동은 바로 ‘짜장차’ 였다. 그의 기억 속 짜장면은 학교 졸업식 등 특별한 날에 함께한 동경하는 음식이었다. 많은 사람이 좋아하고 만들기 쉬운 짜장면을 이웃에게 나누며 희망을 전하고 싶었다. 광명에서 ‘사랑의 짜장차’에 참여한 경험도 한몫했다. 그렇게 강 대표와 아동인은 인천에서 ‘나눔의 짜장차’를 시작했다.

'아름다운 동행 인천'만의 짜장차 필요해

나눔의 짜장차는 동네 곳곳을 찾아 짜장면을 만들어 희망과 함께 나누고 있다. [사진 아름다운 동행 인천]

나눔의 짜장차는 동네 곳곳을 찾아 짜장면을 만들어 희망과 함께 나누고 있다. [사진 아름다운 동행 인천]

현재 아동인은 500여명의 회원이 조금씩 모은 후원금으로 경비를 마련하고 있다. 그중 실제로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인원은 30명 정도라고 한다. 모두가 항상 봉사에 참여할 수 없다보니 밀가루, 양배추, 양파 등 야채 등을 구매하는 것부터 밀가루 반죽 다지기 등 조리까지 강 대표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가장 불편한 것은 아동인만의 차량이 없다는 점이라고 한다. 아동인은 광명의 비영리단체와 짜장차를 공유하고 있다. 광명 쪽과 일정을 조율해야 하다 보니 요청이 왔는데 봉사활동을 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자원봉사자 최은희(50·여) 씨도 “여러 활동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아동인의 짜장차 봉사인만큼 짜장차가 빨리 생겨서 더 많은 이들에게 나눔과 섬김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아동인은 인천에도 짜장차를 갖추기 위한 후원금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강 대표는 “더운 날 추운 날 가리지 않고 힘들게 봉사활동을 하느라 고생하기도 하지만 따뜻한 말 한마디, 문자 하나에 뿌듯함을 느낀다”라며 “앞으로도 많은 후원자와 봉사자들과 함께 이 일을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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