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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식 감독은 왜 고준용에게 주장을 맡겼을까

중앙일보

입력

지난 1일 컵대회에서 환호하는 삼성화재 선수들. [사진 한국배구연맹]

지난 1일 컵대회에서 환호하는 삼성화재 선수들. [사진 한국배구연맹]

올시즌 프로배구 삼성화재는 박철우(33)에서 고준용(30)으로 주장을 교체했다. 고준용이 주장으로 선출된 건 신진식 감독의 뜻이었다. '책임감'이란 양분을 먹고 더 자랐으면 하는 바람이 담긴 것이다.

10일 프로배구 남자부 미디어데이에서 만난 신진식 감독의 표정은 무거웠다. 주축이 되야 할 두 명의 선수가 부상중이기 때문이다. 타이스 덜 호스트를 대신해 뽑은 아포짓 산탄젤로, 그리고 송희채다. 산탄젤로는 발목 부상, 송희채는 폐렴을 앓았다. 신 감독은 "산탄젤로는 훈련을 모두 소화한 지 사흘 정도 됐다. 처음보다 점프력이 다소 낮아진 사태라 걱정"이라며 "개막전에선 원포인트 서버 정도로 나설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송희채에 대해선 "아직 팀 훈련을 하지 못하고 있다. 볼 운동하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초반엔 출장이 어려울 듯 하다"고 했다.

지난 1일 컵대회에서 환호하는 삼성화재 선수들. [사진 한국배구연맹]

지난 1일 컵대회에서 환호하는 삼성화재 선수들. [사진 한국배구연맹]

8번 V리그 정상에 오른 삼성화재에 대한 위기론이 도는 것도 그래서다. 지태환은 "(하위권이란 예상에 대해)우리는 늘 그런 평가를 받았지만 잘 이겨내왔다. 지난 시즌엔 아쉬운 결과를 냈지만 그래서 선수들이 더 이번 시즌을 준비했다"며 "부상선수도 많지만 감독님을 중심으로 잘 이겨내서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신진식 감독도 "사실 힘들다. 하지만 산탄젤로가 젊은 선수라 회복이 빨라 다행"이라며 "초반을 잘 넘기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위기의 삼성화재에서 중심이 되야 할 선수는 고준용이다. 지난해 뛰었던 두 명의 윙스파이커가 빠져 있기 때문이다. 타이스는 팀을 떠났고, 송희채가 빠져 있어 고준용이 잘 해줘야 한다. 지태환도 "올해 우리 팀에서 가장 기대해 봐도 좋을 선수가 고준용"이라며 "준용이가 연습 때만큼의 능력을 경기에서 보여준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식 감독의 생각도 같다. 신 감독은 "준용이가 기복이 심한 편이다. 기복을 줄이기만 한다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며 "컵대회에서도 초반엔 좀 부진했지만 잘 해냈다. 책임감을 갖고 자신있게 플레이를 하라고 일부러 주장을 시켰다. 준용이가 잘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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