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부가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복면 금지법을 시행한 이후 홍콩에서 사흘째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시위가 벌어진 홍콩 시가지 내에 위치한 중국 기업 매장들은 파손됐고, 중국 주둔군은 시위대를 향해 첫 경고 깃발을 들었다. 또한 지난 6일에는 시위를 취재하던 한 기자의 얼굴에 불이 붙는 등의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6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이날 홍콩섬과 카오룽에서 수만 명의 시위대는 우산을 들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마스크를 쓰는 것은 범죄가 아니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내 곳곳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감정이 격화된 일부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하게 충돌했다. 시위 참가자 중 일부는 경찰을 향해 벽돌과 화염병을 던졌고, 경찰은 이에 최루탄과 물대포로 대응했다. 이 와중에 한 방송사 기자는 시위대가 던진 화염병에 맞아 얼굴에 화상을 입기도 했다.
한편 이날 시위에서는 일부 참가자들과 홍콩에 주둔 중인 중국군 사이에서 긴장감이 감도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시위대가 중국군 막사 벽에 레이저 불빛을 비추며 항의의 뜻을 표하자, 한 인민해방군 병사는 경고의 의미로 노란 깃발을 들었고, 여러 병사가 시위대의 동태를 감시했다.
지난 4일 홍콩 정부는 시위 때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복면금지법'을 발표하고 5일부터 시행했다. 이 법을 어기면 최고 1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이에 홍콩 시민들은 거세게 반발했고, 4일부터 홍콩 곳곳에서 격렬한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우상조 기자
[서소문사진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