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트럼프-우크라이나 대통령 통화 함께 들었다" 시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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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3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서 열린 장병 격려 행사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월 3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서 열린 장병 격려 행사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당시 전화 통화를 함께 들었다고 2일(현지시간) 인정했다.

우크라 스캔들 촉발한 트럼프 전화 #"미국의 우크라이나 정책 잘 알아"

CNN에 따르면 현재 유럽을 방문 중인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외무장관과의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를 듣고 있었다"고 말했다. 통화 내용에 대해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미국 정책의 우선순위에 중점을 둔 합법적인 대화였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25일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하며 '정적'인 조 바이든 부통령에 관한 조사를 요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30일 당시 통화를 들은 인사 중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포함돼 있다고 보도하며 파장이 커졌다.

28일 민주당 하원 외무위, 정보위 및 정부감독위원장은 폼페이오에게 관련 소환장을 발부했다. 소환장은 자료 제출, 진술서 작성 및 위원회 증언 등을 포함한다.

CNN은 이날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통화 청취 사실 인정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통화를 함께 들었다는 최고위급 외교관의 첫 시인"이라고 전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통화를 청취한 이유에 대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정책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다"며 "상당히 일관된 결과를 보여왔으며, 우리는 계속해서 이러한 결과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책 전문가로 통화를 들었다는 의미다.

이날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통화 청취를 시인함에 따라 직접 소환에 응해 증언해야 할 처지에 놓인 폼페이오 장관에 대한 민주당의 공세가 한층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27일 미 민주당 하원 3개 상임위원회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우크라이나 의혹과 관련해 국무부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보낸 상태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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