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류 물꼬 트고 골도 넣자, 흥민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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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파울루 벤투. [연합뉴스]

파울루 벤투. [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 에이스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이 평양 원정에 나선다. 29년 만에 평양에서 열리는 남자축구 남북 대결에 출전한다.

월드컵 예선 평양원정 멤버 확정

파울루 벤투(50·포르투갈·사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30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전에 나설 대표선수 25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한국은 10일 오후 8시 스리랑카(화성종합경기타운 주 경기장)와, 15일 오후 5시30분 북한(평양 김일성경기장)과 차례로 격돌한다.

평양 남북대결은 ‘카타르 월드컵 본선으로 가는 징검다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평양에서 남북한 남자축구가 맞붙는 건 1990년 통일축구경기 이후 29년 만이다.

이번 남북대결은 만남 자체로도 역사적 의미가 있지만, 아시아 최고 축구 스타 손흥민이 평양의 경기장을 누비는 모습도 세계적인 뉴스다. 이를 계기로 남북 체육 교류의 물꼬가 다시 트일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벤투 감독은 총력전을 위한 멤버를 모았다. 손흥민 외에도 권창훈(25·프라이부르크), 황의조(27·보르도), 황희찬(23·잘츠부르크) 등 주요 유럽파를 모두 불렀다. 지난해 말 무릎을 다쳐 대표팀에서 빠진 남태희(28·알사드)도 복귀한다.

지난달 이강인(18·발렌시아)을 A매치에 데뷔시킨 벤투 감독은 이번에 이재익(20·알라얀)을 깜짝 발탁했다. 이재익은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우승 당시 핵심 수비수였다. 선수단을 17~18명은 최정예, 7~8명은 테스트 멤버로 꾸리던 기존 구성 원칙이 유지됐다.

최정예라도 북한 원정은 솔직히 부담스럽다. 10만 북한 관중의 열렬한 응원이 펼쳐질 경기장 분위기, 인조잔디 구장에 대한 적응 등 모든 것이 낯설다. 16차례 남북대결에서 한국은 한 번 졌다(7승8무1패). 그 패배가 29년 전 통일축구대회(1-2패)다.

2019년 10월 축구대표팀

2019년 10월 축구대표팀

벤투 감독은 “10월에 승점 6점을 추가하겠다”고 전승을 기약했다. 스리랑카뿐 아니라 껄끄러운 북한에도 승리하겠다는 뜻이다. 벤투 감독은 현장 상황과 관련해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변수들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7일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 모여, 10일 스리랑카전을 치른다. 13일 출국해 중국 베이징을 거쳐 14일 평양에 도착할 예정이다. 15일 북한전을 치른 뒤, 16일 다시 베이징을 거쳐 귀국한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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