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 中다싱공항...문 열자 마자 SNS로 망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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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건국 70주년을 앞두고 지난 25일 문을 연 세계 최대 규모의 베이징 다싱(大興) 공항이 개항 닷새 만에 체면을 구겼다.

다싱공항 공식 SNS 계정...中 아이돌 사진 게재 #5300만 명 웨이보 팔로워...동시 노출 #다싱공항 측 공식 사과 “관련 직원 엄중 조치 하겠다”

29일 다싱공항 공식 웨이보 계정에 올라온 글. ’정말 멋져. 난 쟤 밖에 없다"며 중국 아이돌 멤버 차이쉬쿤을 팔로업했다. [웨이보]

29일 다싱공항 공식 웨이보 계정에 올라온 글. ’정말 멋져. 난 쟤 밖에 없다"며 중국 아이돌 멤버 차이쉬쿤을 팔로업했다. [웨이보]

29일 오후 다싱 공항 중국 웨이보(微博ㆍ중국식 트위터) 공식 계정에 중국 인기 남성 아이돌 그룹 나인 퍼펙트(NINE PERFECT)의 멤버 차이쉬쿤(蔡徐坤ㆍ21)의 사진과 함께 “정말 최고야! 난 쟤밖에 없어!” 란 글이 올라왔다. 공항의 공식계정이 차이쉬쿤의 웨이보 계정을 팔로우하면서다.

차이쉬쿤은 2018년 아이돌 선발 프로그램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9명으로 구성된 그룹 나인 퍼펙트에서 활동하는 인기 멤버다. 그는 이어 “아, 귀여워”라며 응원하는 모양의 아이콘과 함께 다른 사진 2장도 추가로 올렸다.

다싱공항 공식 계정에 "아, 귀여워"란 글과 함께 추가로 올라온 사진. [웨이보]

다싱공항 공식 계정에 "아, 귀여워"란 글과 함께 추가로 올라온 사진. [웨이보]

현재 다싱공항 공식 웨이보 계정의 팔로워 수는 5374만 명. 곧바로 시민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공항 개장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 스타 팔로업이나 하다니, 정신 나간 짓이다” “당장 징계하라” “직원 양반, 스타 뒤꽁무니 쫓는 짓 그만 해라” “공항이 아니라 아웃소싱 회사가 한 짓 아냐?” 등 댓글이 이어졌다.

다싱공항 측은 시민들의 비난에 "열병식 보시라"며 대응해 분노를 키웠다. [웨이보]

다싱공항 측은 시민들의 비난에 "열병식 보시라"며 대응해 분노를 키웠다. [웨이보]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다싱 공항 공식 계정에 다시 글이 올라왔다. “아, 누가 스타를 좋아하지 않겠어요. 다만 진정한 사랑은 하나, 우리 위대한 조국(중국)이죠. 열병식 보시고 여러분 이제 그만 해산하시죠.”

불난 데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시민들은 기가 막히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중대한 실수를 저질러 놓고 사과는 커녕…” “잘못 입력했다면 삭제부터 해야지, 지금 이 반응은 뭐지?” “다싱공항 건설이 7대 불가사의라는데 이건 8대 불가사의야" 등 수천 개의 항의 댓글이 달렸다.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몇 시간 뒤 다싱공항 측이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결국 다싱공항 측이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웨이보]

결국 다싱공항 측이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웨이보]

“다싱공항 SNS 편집자들의 실수로 작업 내용이 아닌 것이 공식 웨이보 계정에 올라가 많은 비난을 받았습니다. 현재 이같은 일이 생긴 경위를 파악하고 관련 직원들에 엄중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 일을 거울 삼아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향후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모든 시민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합니다.”

사과문은 다싱공항 SNS 운영팀 명의였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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