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명이서 두자릿수 득점… 완성되어 가는 현대건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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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도로공사전에서 승리한 현대건설 선수들. [

24일 도로공사전에서 승리한 현대건설 선수들. [

지난해와는 다르다. 여자배구 현대건설이 명자 재건을 향해 한 단계씩 나아가고 있다. 24일 도로공사전은 그걸 보여주는 증거였다.

현대건설은 24일 전남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열린 2019 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컵대회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도로공사를 세트스코어 3-2(22-25 25-15 19-25 25-23 16-14)로 이겼다. 2승을 기록한 현대건설은 26일 양산시청전과 관계없이 최소 조 2위를 확보, 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현대건설은 이번 대회에서 주전 세터 이다영과 미들블로커 양효진이 국가대표로 차출돼 출전하지 못했다. 이도희 감독은 "솔직히 전력의 60%"라며 이번 대회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았음을 시인했다. 그런데도 GS칼텍스와 도로공사를 연파했다. 세 팀 모두 외국인선수가 나섰다는 동등한 조건에서 거둔 성과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현대건설 선수 중 네 명의 선수가 10득점 이상을 올렸다는 부분이다. 아포짓 마야가 27점, 정지윤이 18점, 고예림과 황민경이 각각 15점과 11점을 올렸다. 지난시즌 현대건설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현대건설을 지난 시즌 초반 외국인선수 베키 페리가 부진하면서 11연패의 늪에 빠졌다. 대체선수로 마야가 온 뒤 조금씩 반등했지만 5위에 그쳤다. 마야와 양효진에게 공격이 집중돼 한계가 있었다. 레프트 선수들은 리시브에 전념하고, 공격엔 거의 가담하지 않았다. 신인 정지윤이 이를 거드는 정도였다.

이도희 감독도 이 점을 잘 알기 때문에 비시즌 동안 보완을 위해 노력했다. FA로 고예림을 영입한 것이다. 고예림은 공격력이 뛰어난 레프트다. 이 감독은 "같은 팀에 오니 생각보다 더 수비와 리시브가 좋다"며 만족스러워했다. 한국에서 두번째 시즌을 맞이한 마야도 백업세터인 김다인과 이번 대회 무난한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2년차 정지윤도 고비마다 강타를 터트리는 해결사 능력을 보였다. 이도희 감독은 "지윤이가 생각이 많아졌다. 그래서 '막 하라'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도로공사전 승리를 이끈 정지윤은 "감독님 말대로 막 후드려 팼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현대건설은 2009-10시즌부터 7년 중 여섯 번 포스트시즌에 나갔다. 우승컵도 두 번이나 들어올렸다. 하지만 15-16시즌 우승 이후 3년 동안 정체기를 맞았다. 4위-3위-5위. 이도희 감독은 2년 계약기간 동안 봄배구를 한 번 했으나 챔프전엔 가지 못했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이도희 감독의 계약기간을 연장하면서 재도약을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 단 두 경기지만, 이번 컵대회에서는 성과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순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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