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을 뜨겁게 달군 현대건설과 도로공사의 명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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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열린 컵대회 조별리그 도로공사전에서 공격을 시도하는 현대건설 정지윤(왼쪽)과 이를 막는 도로공사 정대영.. [사진 현대건설]

24일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열린 컵대회 조별리그 도로공사전에서 공격을 시도하는 현대건설 정지윤(왼쪽)과 이를 막는 도로공사 정대영.. [사진 현대건설]

배구의 재미를 한껏 보여준 경기였다. 현대건설과 도로공사가 명승부를 펼쳐 순천 팬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현대건설은 24일 전남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열린 2019 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컵대회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도로공사를 3-2(22-25 25-15 19-25 25-23 16-14)로 이겼다.

스코어에서도 드러나듯 두 팀의 경기는 치열했다. 4세트에서 도로공사가 5점 차 열세를 딛고 18-18 동점을 만들자 경기장은 떠나갈 듯 했다. 특히 듀스 접전이 벌어진 5세트는 더 했다. 정규시즌 못잖은 박진감을 선사했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경기 뒤 허탈한 웃음을 지으면서도 "재미가 있네요"라고 아쉬워했다.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도 "어려운 경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선수들이 열심히 해줘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컵대회가 호남 지역에서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프로팀 연고지가 없지만 지난 광주 서머매치에와 마찬가지로 호응이 엄청났다. 이날은 평일이라 주말보다 관중수(583명)가 감소했지만 분위기가 뜨거웠다. 현대건설-도로공사전에 앞서 경기를 치른 GS칼텍스 외국인선수 러츠는 "한국은 배구 인기가 정말 좋다. 미국과는 달라 매우 흥미롭다"며 미소지었다.

4강행을 확정지은 이도희 감독은 26일 양산시청전에선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겠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라이트 황연주를 기용하고, 마야는 쉬게 하려고 한다. 레프트 황민경과 고예림도 상황을 봐서 고유민과 번갈아 내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1승1패를 기록한 도로공사는 GS칼텍스와 한 장의 준결승 진출권을 놓고 다투게 됐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멋진 명승부를 보여줬던 두 팀이다. 특히 고교 동창인 차상현 GS칼텍스 감독과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의 벤치 대결도 흥미를 끈다. 김종민 감독은 "재밌게 하겠다"고 웃었다.

순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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