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펀드 수수료 절반 줄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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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펀드 투자가 늘면서 장기투자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국내 펀드 대부분이 가입기간 내내 수수료를 떼가는 방식이라 장기 투자자들의 관련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

금융감독위원회는 19일 장기투자 때 수수료를 덜 내는 멀티클래스 펀드 활성화 방안을 내놓았다. 멀티클래스 펀드는 가입기간과 투자금액별로 수수료가 달라지는 펀드를 말한다. 적립식 투자라면 기간이 길수록 수수료가 낮아진다.

◆멀티클래스 펀드 활성화될까=김용환 금감위 감독정책2국장은 "2004년 도입된 멀티클래스 펀드 설정액은 올 5월 현재 12조원대로 전체 펀드의 5.4%에 불과하다"며 "펀드 설정때 금융감독원의 사전 심사를 면제해 멀티클래스 펀드를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한국자산운용협회에 보고만하면 멀티클래스 펀드를 설정할 수 있게 된다.

그는 또 "멀티클래스 펀드 설정때 수수료를 한번만 떼는 선취형을 1개 이상 반드시 넣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펀드, 다른 수수료=요즘처럼 펀드 수익률이 신통치 않을 땐 펀드에 붙는 수수료 0.1~0.2% 차이도 크게 느껴지는 법이다. 하물며 완전히 똑같은 펀드라면 더 비싼 수수료를 낼 이유가 없다. 그러나 많은 투자자들은 무심하거나 혹은 몰라서 비싼 수수료를 지불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투신운용이 삼성그룹 대표 종목 14개로 운용하는 '삼성그룹 펀드'의 경우 판매 수수료가 어디서 가입했느냐에 따라 0.91%에서 1.67%(일임형 서비스 제외)로 크게 차이가 난다. 지난 1년간의 총 수수료를 비교하면 차이가 1.64~3%로 두 배 가까이 벌어진다. 같은 펀드지만 은행.증권사 등 판매사에 따라 수수료를 다르게 받기 때문이다.

또 인덱스 펀드 등은 인터넷을 이용하면 수수료를 더 줄일 수 있다. 연 0.8~0.9% 수준으로 일반 펀드 평균 수수료의 절반이면 된다. 올초엔 인터넷 전용 엄브렐러 펀드도 나왔다.

시장 상황에 따라 수시로 인덱스 펀드나 머니마켓펀드(MMF) 등으로 갈아탈 수 있는 우리투자증권의 엄브렐러 펀드인 'e-트리플 v 펀드'는 연간 수수료로 0.8%만 내면 된다. 하지만 창구에서 판매하는 똑같은 구조의 엄브렐러 펀드의 총 수수료는 1.28%다.

◆수수료 싼 펀드 어떻게 고를까=올해에만 4000여개의 펀드가 쏟아졌다. 일만개에 육박하는 펀드의 수수료 차이를 발품을 팔아가며 일일히 비교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자산운용협회 홈페이지(amak.or.kr)를 통하면 간단하게 펀드별 수수료를 비교할 수 있다. 협회는 이달부터 홈페이지를 개편, 판매사.운용사별 수수료 비교는 물론 본인이 관심을 갖고 있는 5개 펀드까지 일목요연하게 비교가 가능하도록 관련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다만 선취.후취형 펀드 구분이 명확하지 않고 운용사마다 이를 적용하는 방식이 달라 펀드 가입전 수수료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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