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샘 절제와 함께 오는 OOO?…수술 두달 후 발병 위험 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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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샘 절제 수술을 받은 후에 우울증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pixabay]

갑상샘 절제 수술을 받은 후에 우울증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pixabay]

갑상샘 절제 수술을 받은 환자 100명 중 9명은 우울증에 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술 2개월 이내에 우울증 발병 위험이 급격히 증가했다. 삼성서울병원 전홍진(정신건강의학과)ㆍ정만기(이비인후과)ㆍ김선욱(내분비대사내과)ㆍ신명희(사회의학교실) 교수팀은 미국 하버드대 메사추세츠종합병원과 함께 2009~2016년 갑상샘 절제 수술을 받은 환자 18만7176명을 분석한 결과를 24일 공개했다.

삼성서울병원 연구팀, 환자 18만여명 분석 #갑상샘 절제 100명 중 9명은 우울증 빠져 #모두 제거 환자, 수술 전보다 위험 1.8배 #"수술 환자 우울증 초기 증상시 상담 필요"

연구팀에 따르면 해당 기간 우울증이 발생한 갑상샘 절제 환자는 1만6755명이었다. 전체 환자의 8.9%다. 이들 중 갑상샘을 모두 제거한 환자(전절제)는 1만2907명(77.1%), 일부만 떼어낸 환자(부분절제)는 3837명(22.9%)이었다.

갑상샘 모습. [사진 서울대 의대]

갑상샘 모습. [사진 서울대 의대]

수술과 우울증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수술 후 2개월째 우울증이 발병할 위험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갑상샘을 모두 제거한 환자가 부분절제 환자보다 우울증에 더 많이 노출됐다. 갑상샘 전절제 환자는 수술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수술 2개월 후 우울증 발생률이 1.8배 높았다. 일부만 뗀 환자도 이 시기 우울증 발생률이 1.7배로 가장 높았다. 수술 직전 우울증 발생률이 1년 전 대비 각 1.3배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오르는 것이다.

이러한 우울증 위험은 수술 후 1년가량 지속하다 점차 수술 이전 수준으로 낮아졌다. 다만 암으로 절제 수술을 받은 사람은 최장 2년까지 우울증 위험이 이어졌다. 우울증 위험은 50대 이상, 남성에서 제일 취약한 편이었다. 특히 50대 이상 남성의 수술 전후 발병 위험 차이는 1.4배로 같은 연령대 여성(1.1배)보다 두드러졌다.

삼성서울병원 연구팀. [사진 삼성서울병원]

삼성서울병원 연구팀. [사진 삼성서울병원]

전홍진 교수는 "갑상샘 절제 수술을 받는 환자는 우울증 발생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의욕 저하, 불면증 등 우울증 초기 증세가 있으면 곧바로 정신건강 전문의를 찾아 상담과 치료를 받아야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논문은 미국내분비학회가 발행하는 ‘갑상샘’(Thyroid) 최근호에 실렸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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