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반(反)조국’ 대학생 전체의 1%”라지만...조국 임명후 20대 이탈 완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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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퇴진’을 주장하는 대학생은 정말 전체 대학생의 1%일까.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뉴스1]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뉴스1]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대학생들이 조국 퇴진 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2만 명 정원 중 200명 정도 나왔다고 한다. 2만 명 중에서 200명이면 1%”라며 “참여 안 한 사람이 엄청나게 많고, 참석한 사람들이 50대와 60대가 훨씬 많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3개 대학에서 지난 19일 열린 ‘조국 퇴진’ 촛불 집회에 대한 평가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21일 설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청년들에 대한 조롱이고 악담과 저주”라며 “도둑이 매 드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설 최고위원의 주장과 달리, 여론조사를 보면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후 학생층과 학생층의 주요 구성원인 20대의 여권 지지층 이탈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 장관 임명에 대해선 20대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에 걸쳐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20일 발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3.1%포인트) 결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치인 40%까지 하락했다. 대선 득표율(41.1%)보다도 낮은 수치다. 반면 부정평가는 53%였다. 전체 부정 평가자 중 가장 많은 사람들(29%)이 ‘인사 문제’를 부정 평가의 이유로 꼽았다.

20대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도 완연하다. 조 장관 임명 전인 2주 전(9월 1주차) 갤럽 여론조사 결과와 비교해 국정 지지율이 9%포인트(47%→38%) 하락하고, 부정 평가는 8%포인트(39%→47%)로 상승했다. 직업별로 봐도 학생층의 평가가 타 직업군과 비교해 가장 냉정했다. 자신이 ‘학생’이라고 답한 응답자의 국정 지지율은 30%로, 다른 직업군과 비교해 가장 낮았다.

문 대통령뿐 아니라 민주당에 대한 20대의 지지율도 하락했다. 20대의 민주당 지지율은 33%로, 2주 전(39%)과 비교해 6%포인트 떨어졌다. 학생층의 여당 지지율은 21%였다.

조국 법무부 장관을 임명한 것이 잘한 결정이었는지 묻는 조사에서도 과반의 20대가 ‘잘못했다’고 평가했다. 20대 중 조 장관 임명에 대해 ‘잘했다’고 답한 비율은 30%로, 전체 긍정 평가율(36%)보다 6%포인트 낮은 수치였다. 반면 ‘잘못했다’고 답한 비율은 51%였다. 학생층에선 조 장관 임명에 대한 부정 평가율(54%)이 긍정 평가율(28%)의 두 배에 가까웠다.

‘조국 이슈’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전인 8월 1주차 갤럽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20대와 학생층의 문 대통령 및 민주당 지지율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8월 1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20대의 국정 지지율은 48%로, 9월 20일 발표된 조사결과와 비교해 10%포인트 높았다. 당시 학생층의 53%가 문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도 20대가 36%, 학생층이 33%로 ‘조국 사태’ 이후와 비교해 다소 높았다.

한국리서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20대의 지지층 이탈 양상이 보였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위원이 16일 공개한 분석결과, 한국리서치가 지난 7~9월에 걸쳐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20대의 정부·여당에 대한 지지율은 꾸준히 하락세로 나타났다. 정 위원은 분석 보고서에서 “(조 장관)딸의 입시부정 의혹 사건으로 전 세대에서 반대 우위가 나타났고, 30·40세대만 찬반 균형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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