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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금태섭 이어, 김해영 "편가르는 말만···절대선 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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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선(善)이 존재합니까?”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찬 대표, 이 원내대표, 박광온 최고위원, 김해영 최고위원. [뉴스1]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찬 대표, 이 원내대표, 박광온 최고위원, 김해영 최고위원. [뉴스1]

김해영(초선·부산 연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금 국회는 여야 간 생산적인 토론은 없고 진영대결만 남았다. 그 밑바탕에는 ‘우리가 절대 선이다. 너희는 악이다’라는 인식이 깔린 것 같다”며 이처럼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정치인은 주장하는 바에 대해 국민에게 단점까지도 솔직히 말하고 상대를 설득해야 한다. 그런데 국민을 선동하고 프레임(frame·틀)을 만드는 것으로 합리적인 토론과 설득 과정을 대체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프레임의 목적이 우리가 절대 선이라는 전제하에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세력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뉴스1]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뉴스1]

김 최고위원은 “국회의원들이 자극적인 발언, 국민을 편 가르는 발언으로 자신의 정치적 주장을 한다. 그 결과 합리적인 토론과 설득은 사라지고 국회의 대국민 신뢰도는 떨어진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기술의 발전과 사회의 변화가 너무 빠른데, 국회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는 따라갈 마음이 없어 보인다”며 “저부터 반성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최고위원의 이날 발언은 대상을 ‘야당’ 또는 ‘자유한국당’으로 특정한 다른 참석자들과 달리 ‘국회’ ‘여야’ 포괄해 비판한 것이어서 주목받았다. 그는 앞서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임명 전 상황에서 “국민의 인식을 고려해야 한다”(지난달 21일 당 의원총회) “조 후보자 딸의 논문과 대학입시 부분은 적법과 불법을 떠나 많은 국민이 납득하기 어렵다”(지난달 23일 당 대표·최고위원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등 당의 주된 입장과 다른 목소리를 내왔다.

이처럼 ‘조국 사수’를 외쳤던 민주당 내에서도 소수지만 다른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오종택 기자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오종택 기자

조 장관 인사청문회의 청문위원이었던 금태섭 민주당 의원은 청문회 당일인 지난 6일 질의에서 “후보자가 이대로 법무부 장관에 임명된다면, 그(젊은) 친구들이 어떤 상처를 입을지, 우리 사회의 공정성에 대한 기대나 가치관에 얼마나 큰 혼란을 느낄지 저로서는 참으로 짐작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 발언은 같은 당 동료인 김종민 의원의 “금 의원이 진실을 말하고 있지 않다”는 반발을 부르기도 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도 “조 후보자가 국민이 납득하지 못하는 해명을 내놓는다면 최악의 상황으로 갈 수밖에 없다”(지난달 21일 라디오 인터뷰)며 쓴소리를 했다가 친문(親文) 지지자들로부터 ‘문자 폭탄’을 받는 등 역풍에 시달렸다. 박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내게 전화하거나 직접 만나 응원해준 우리 당 의원이 20명이 넘는다”고 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연합뉴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연합뉴스]

이에 대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13일 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김해영·금태섭·박용진 세 의원을 들며 “다른 목소리를 내는 국회의원이 있다는 것은 민주당이 괜찮은 정당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결과적으로 당에 기여를 하신 분들”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조국을 옹호하는 사람은 소신이 아니고 그분들만 소신인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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