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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서울 초3, 중1 모든 학생 기초학력 검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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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뉴스1]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뉴스1]

내년부터 서울의 초3, 중1 모든 학생이 학기 초 기초학력을 진단 받는다. 또 중학교 졸업 전까지 모든 학생이 국어·영어·수학의 기초 학력을 뗄 수 있게 학교가 책임 지도하게 된다.

'2020 서울학생 기초학력 보장방안' 발표 #3월 읽기·쓰기·셈하기·교과능력 시험 뒤 보호자 통지 #전수 평가로 기초학력 부족한 학생 확인·지원키로 #서울,17개 시도 중 기초 학력 미달 비율 가장 높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5일 서울시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이 포함된 '2020 서울 학생 기초학력 보장방안'을 발표했다. 서울 초·중·고 학생의 기초학력이 낮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교육청이 마련한 대책이다. 교육부가 지난 2016년 발표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에 따르면 서울 지역 중3과 고2 학생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6%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다.

교육청이 발표한 방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서울 초교 3학년과 중학교 1학년은 새 학년이 시작하는 3월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으로 기초학력진단평가를 받게 된다. 초3은 읽기·쓰기·셈하기 능력, 중1은 읽기·쓰기·셈하기 능력과 함께 교과학습능력을 평가한다. 평가는 학교별로 3월 중 하루에 진행된다. 진단 결과는 평소 학습 태도에 대한 분석과 함께 보호자에게 통보된다.

교육청 관계자는 "초3은 고학년으로 넘어가는 시기이며 중1은 학교가 바뀌어 학업 적응이 쉽지 않은 시기"라며 "학생의 학업 성취에 중요한 시기인 만큼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한 표준화된 평가로 학습 부진 학생을 빨리 파안핵 적극 지원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차 진단 결과 학교에서 지도하기 어려운 수준의 부진 요인이 파악된 학생은 학습도움센터에 의뢰해 비언어성 지능검사, 정서·행동 특성 검사, 한국어 읽기 검사 등을 진단한다. 학습 부진 문제가 추가 발견되면 서울학습도움센터에서 난독·경계선 지능 전담팀의 검사와 전문가 진단을 받게 된다.

아울러 서울시교육청은 초등학교 2학년의 기초학력 보장을 위해 혁신학교를 포함한 공립초 2학년 중 830학급을 선정해 학급당 50만원의 교육활동 운영비를 지원한다. 1수업 2교사제인 '더불어교사제'도 현재 16명에서 20명으로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이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기자회견에서 "중학교 졸업자는 '삶에 필요한 최소한의 능력'은 갖춰야한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중학교 졸업 전까지 모든 학생이 한글로 된 기본 문장을 이해하고, 영어로 단문을 읽을 수 있으며, 분수를 계산할 수 있도록 책임 교육을 시행하겠다"고도 말했다.

이를 위해 학교에 목적예산비를 지원하는 한편 교사가 돕기 어려운 학습 부진 학생을 지원하는 서울학습도움센터를 11개 교육지원청으로 확대한다. 조희연 교육감은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방안을 더욱 체계적으로 마련해 학생 한명 한명에게 교육적 손길이 닿을 수 있도록 책임교육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현행 중1 진단평가 시험지

현행 중1 진단평가 시험지

현장 교사 사이에선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임병욱 서울 인창고 교장은 “사실 고등학생 중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사람), ‘영포자’(영어를 포기한 사람)로 불리는 학생들은 초등학교 때 기초 학력이 부족했던 아이들이 많다. 기초 학력이 부족한 학생은 가급적 빨리 파악해 학습을 도와야 뒤처지는 일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현재도 학업부진 학생을 집중 관리하기 위해 단위학교 차원에서 노력을 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는 상황인데 실현 가능할 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 교사가 학생 개개인의 수준에 맞게 수업을 할 수 있는 돕는 등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형수·전민희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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