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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가을, 명품을 입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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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여성의 계절이라면 가을은 남성의 몫이다. 앞서가는 비즈니스맨의 성공전략은 패션에서 시작한다. 이탈리아 명품 수제 남성의류 브랜드 브리오니가 가을 컬렉션을 선보였다. 수백만원대를 호가하는 초고가이지만 매니어들의 주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남성 의류, 특히 정장은 매년 색상.디자인.패턴에 큰 변화가 없는듯이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여성 패션 못지않게 시즌마다 변화무쌍하다. 전문가들은 "매 시즌 다양한 슈트가 디자인되고 있다"며 "남성의 맵시는 단순히 겉모양이 아니라 슈트를 입는 사람의 사회적 위치와 인품을 표출해야 하므로 정장 선택은 늘 신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와이셔츠와 넥타이 등 소품을 이용한 다채로운 연출은 기본이다.

브리오니 브랜드 사업부 조은주씨는 "고급 슈트 한벌이면 와이셔츠만 바꿔 입어도 다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고 말한다. 화이트 셔츠를 곁들이면 신뢰감을, 핑크나 옐로, 라일락 등 화사한 컬러 셔츠와 함께하면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브리오니가 추천하는 올 가을 유행색은 짙은 네이비다. 기존 네이비에 비해 더욱 선명하고 짙은 게 특징으로, 은은한 헤링본 조직도 눈길을 끈다.

소재는 예전보다 업그레이드된 패브릭이 강세다. 특히 수퍼 150수 캐시미어 슈트는 고급스런 느낌이 물씬하다. 울 소재의 슈트는 정통 남성 정장계의 스테디 셀러다. 광택 슈트 또한 화려하면서도 품격이 느껴진다. 남성미를 부드럽게 드러내는 정제된 라인이 돋보인다. 올해는 특히 2버튼 사이드벤트 슈트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분석이다. 가는 줄이 사선으로 엇갈려 체크를 만들어내는 글렌 체크는 중후하면서도 신선한 멋을 갖춰 어떤 장소에서도 어울린다.

☆'브리오니' CEO들이 사랑하는 60년 수제 명품

브리오니는 섬세한 바느질과 42번의 다림질을 거친 수제품이 기본이다. 몸에 붙는듯 가볍고 정교하기로 유명하다. 영화 '007 네버다이'에서 피어스 브로스넌이 입었던 바로 그 의상이다. 수공 수트, 진한 곤색 턱시도, 우아한 캐주얼 등은 제임스 본드가 영화 속에서 뛰어다니며 임무를 수행하는 데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착용감이 뛰어나다. 본드의 격식있고 젠틀한 이미지를 표현하는 데도 브리오니의 정통성은 돋보인다.

'럭셔리를 위해 재단된 섬'이라는 뜻으로 유럽 귀족들의 휴양지로 유명한 아드리아 해안의 브리오니 섬에서 영감을 얻어 브랜드 이름을 지었다. 1945년 출시 이후 클라크 게이블, 헨리 폰다, 존 웨인, 게리 쿠퍼 등 할리우드 배우들 뿐 아니라 저명한 정치가, 사업가들로부터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2002년에 한국에 들어왔으며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그랜드 하얏트 호텔 등 3곳에 매장을 두고 있다. 만만치 않은 가격대임을 감안했을 때 상당히 성공한 케이스인 셈이다. 브리오니 코리아측은 한국 진출 이후 판매율이 매년 2배씩 성장할 정도로 착실히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성 기성복 슈트만도 연 300벌 씩 판매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주요 고객층은 40~50대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 그룹 회장들은 거의 다 우리 제품을 입는다"고 자랑한다. 한 시즌마다 맞춤복을 50벌씩 구입하는 매니아도 있을 정도다.

기성복은 정장 한벌에 500만원대, 맞춤 양복은 2000만원대에 이른다. 재킷, 셔츠, 타이, 벨트, 가죽 코트, 니트 등 다양한 제품이 있다.

2002년에는 브리오니 여성복 라인이 선을 보였다. 코쿤형 바디와 허리 라인을 강조해 여성성을 돋보이게 한 것이 특징이다. 오드리 헵번 풍을 연상시키는 클래식한 오버사이즈 슬리브 코트도 눈에 띈다. 2004년도에 새로운 제품을 내놓았는데 남성 고객들의 부인들이 즐겨 찾는다. 슈트 300만원, 재킷 200만원대다. 02-585-9686 www.brioni.com

☆"VIP 위한 최고의 양복 만들죠" - 움베르토 안젤로니 '브리오니' 회장

"옷이 사람의 사회적 위치를 말해주는 시대, 세계적 기업의 CEO 등 비즈니스맨과 고급 공무원들은 우리 브랜드를 입는 것을 자랑스러워 한다"고 말문을 연 움베르토 안젤로니 브리오니 회장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지난 6월30~7월2일 크로아티아 브리오니 섬에서 열린 '브리오니 폴로 클래식 토너먼트' 경기장에서 그를 만났다. 명품 의류 브랜드 회장답게 행사 기간 내내 세련되고 고급스런 패션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의 의상은 경기가 열리는 사흘 동안 큰 볼거리를 제공했다. 한국에 진출 이후 성과에 대해 안젤로니 회장은 "한국은 여성 의류 뿐만 아니라 남성 의류 부분에서도 매우 큰 시장이다"며 "이탈리아 본사에서도 놀랄만큼 빠른 성장율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시장에서의 성공을 벤치마킹해 대만 등 동남아 시장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고 했다. 또 "고객 90%가 비즈니스 맨이다"며 "정성과 시간, 제작 비용에 비하면 아깝지 않은 가격임을 아는, 즉 명품을 볼 줄 아는 고객이 선택하는 브랜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주요 고객은 경제, 정치, 예술 분야의 최고 VIP 약 2만5000명"이라며 "기계로 생산하는 기성복에 비해 30배 이상의 시간과 공정이 들어간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하루에 300여벌씩만 주문 생산하고 있다. 브리오니는 브랜드 이름의 모티브인 크로아티아 브리오니 섬에서 매년 초여름에 열리는 폴로경기를 후원하고 있다. 안젤로니 회장은 "우리의 컨셉은 일반 대중이 아닌 VIP이므로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폴로경기 후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며 웃었다.

☆비즈니스·휴양의 만남 '브리오니 폴로 클래식'

브리오니 폴로 클래식 경기에는 스포츠와 비즈니스가 혼재한다. 참석자들은 폴로 경기와 샴페인을 즐기면서 주요 거래를 성사시킨다. 사뭇 우리나라의 골프와 비슷하다.

브리오니사가 후원하는 '브리오니 폴로 클래식'은 크로아티아 브리오니 섬에서 매년 열린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에는 스티페 메시치 크로아티아 대통령이 참관해 화제를 모았다. 마이바흐, 브리오니, 까르띠에, 율리우스 바 은행 등 4개 팀이 토너먼트로 경기를 펼쳤으며, 까르띠에 팀이 우승했다. 아드리아해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폴로 경기가 한창인 가운데 관람자들은 그늘막에서 와인을 마시며 친분을 쌓았다. 유럽 부호들의 호화로운 여름 휴양지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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