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기 펄럭이는 도쿄올림픽 되나…안민석 “중국·북한과 공동대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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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자주와 평화를 위한 8.15민족통일대회·평화손잡기 행사를 마친 참가자들이 행진을 하던 중 일본대사관 앞에서 욱일기를 찢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시스]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자주와 평화를 위한 8.15민족통일대회·평화손잡기 행사를 마친 참가자들이 행진을 하던 중 일본대사관 앞에서 욱일기를 찢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시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인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2020년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가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욱일기 사용을 허가한 것과 관련해 “대단히 유감이다. 이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정신을 근본적으로 부정하고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욱일기는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사용한 전범기로서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깃발이다.

안 위원장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올림픽은 IOC 정신에 의해 스포츠와 정치를 분리한다고 돼 있다”며 “일본이 태도를 계속 바꾸지 않는다고 하면 1936년 나치 올림픽 이후로 내년 아베 올림픽이 가장 부끄러운 대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도쿄올림픽에서 욱일기 사용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과거 일본에 침략 피해를 봤던 중국·북한을 중심으로 국제적인 연대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안 위원장은 “우선 북한에 이 사실을 연대하자고 알리겠다. 욱일기 문제를 가지고 남·북 간 막혀있는 관계도 뚫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지 않나 싶다”며 “중국과도 연대하자는 일들을 한번 시작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앞서 문체위는 지난달 29일 전체회의에서 “IOC와 조직위에 도쿄올림픽 기간 전후 경기장 내 욱일기와 욱일기를 활용한 유니폼·소품 반입과 이를 활용한 응원 행위를 금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국 외교부도 지난 3일 조직위가 욱일기의 경기장 반입 등을 허가할 것으로 알려지자 “욱일기라는 것이 주변 국가들에 과거 군국주의와 제국주의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은 일본 측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판단 재고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같은 한국 측의 거듭된 우려 표명에도 일본 측은 내년 올림픽에서 욱일기를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조직위는 “욱일기를 반입 금지품으로 하는 것은 상정하지 않고 있다”는 방침을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조직위는 “욱일기는 일본 국내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깃발을 게시하는 것 그 자체가 정치적 선전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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