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日, 역사 직시하라”…도쿄올림픽 조직위, 욱일기 응원허용 논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해상자위대 함정과 욱일기.[연합뉴스]

해상자위대 함정과 욱일기.[연합뉴스]

2020 도쿄올림픽 및 패럴림픽 조직위원회가 욱일기 사용을 아무런 제재 없이 허용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외교부는 "일본 측이 겸허한 태도로 역사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외교부는 3일 대변인 정례브리핑에서 "욱일기를 금지 품목으로 간주하지 않겠다"는 도쿄올림픽 조직위의 입장을 언급하며 "욱일기가 올림픽에서 사용되지 않도록 관련 부처와 함께 시정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욱일기라는 것이 주변 국가들에 과거 군국주의와 제국주의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은 일본 측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일본 측이 겸허한 태도로 역사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SBS는 도쿄올림픽 조직위가 "욱일기는 일본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때문에 막을 이유가 없다"며 "욱일기 자체는 어떤 정치적 의미를 담지 않고 있기 때문에 금지 품목으로 간주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한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도쿄올림픽 조직위 측에 "욱일기가 한국인에게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전범기로 인식되고 있다. 경기장에서 욱일기 응원이 있을 경우 한국 관중과 일본 관중이 충돌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는 입장을 담아 욱일기의 경기장 반입 금지를 요구했다. 하지만 도쿄올림픽 조직위는 확답을 피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가 욱일기 사용을 허용하면 관중석에서 욱일기를 이용한 대규모 응원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난달 25일에는 도쿄패럴림픽 메달 디자인이 욱일기를 연상시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도쿄패럴림픽조직위가 공식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한 금·은·동메달 디자인 최종본이 욱일기와 비슷한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이에 대한장애인체육회는 국제패럴림픽위원회와 도쿄 조직위에 항의 뜻을 전하고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