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밤새워서라도 질문 받겠다"…민주당에 한 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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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에서 나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에서 나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로 예정된 자신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사실상 무산되자 이날 오후 3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의혹에 대해 해명하겠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이날 오전 여야의 청문회 일정 합의가 불발된 직후 취재진 앞에서 "국회 인사청문회가 무산돼 국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해 드릴 기회가 없어졌다"며 "오늘 중이라도 국민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조 후보자는 이날 오후 3시에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을 기자들에게 전했다.

당초 여야는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2~3일 개최하기로 지난달 합의했다. 하지만 조 후보자의 부인과 자녀 등 가족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문제를 두고 여야가 대립하며 합의된 날짜에 청문회를 여는 것이 불투명해졌다.

결국 이날 오전까지 여야가 증인채택 범위를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다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조 후보자는 국민 앞에서 직접 기자회견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민주당에 전달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조 후보자는 "그 자리(기자회견)에서 국민 앞에 저의 마음을 모두 열겠다"며 "기자회견을 하게 된다면 밤을 새워서라도 모든 질문을 받고 모든 답변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실상 오늘과 내일로 예정된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자유한국당의 몽니와 보이콧으로 무산됐다"면서 "후보자에게 지금까지 가해 온 무차별적 인신공격과 명예훼손에 대해서 조 후보자도 국민에게 소상히 밝힐 권리와 의무가 있다"면서 이런 일정을 전했다.

홍 대변인은 조 후보자가 당에 자신의 뜻을 전한 시점에 대해 "오늘 국회 청문회가 무산되고 바로 전화했다"며 질문을 '무제한' 받는다고 한 말은 "진행상황에 따라 다른데, 기자분들의 질문이 많고 계속 합의될 사항이 많다면 시간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게 후보자의 전달사항"이라고 전했다.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및 김도읍 자유한국당 간사,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간사 등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증인 채택 문제와 관련해 논쟁을 벌이고 있다. [뉴스1]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및 김도읍 자유한국당 간사,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간사 등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증인 채택 문제와 관련해 논쟁을 벌이고 있다. [뉴스1]

조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가 열리기를 오랫동안 기다렸는데 최종 무산되어 무척 아쉽다"며 "무수한 의혹 제기가 있었지만 제가 직접 답할 수 없었기에 숨이 막히는 듯했다. 진실에 기초해 이뤄져야 할 후보자 검증이 의혹만으로 뒤덮여 끝날까 우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진실은 정말 무엇인지 궁금해하시는 국민들이 많으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의혹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해 드리고, 불찰이 있었던 부분은 사과드리겠다"고 했다. 또 "많은 한계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왜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인지도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지난 3주가 고통스러웠다"며 "제 주변을 철저하게 관리하지 못한 점이 부끄러웠다"는 심경도 밝혔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공식 입장 전문


청문회가 열리길 오랫동안 기다렸는데
무산되어 무척 아쉽습니다.

지난 3주, 고통스러웠습니다.
저의 삶 전체를 돌아보고 반성했습니다.
제 주변을 철저하게 관리하지 못한 점, 부끄러웠습니다.

한편, 무수한 의혹 제기가 있었지만,
제가 직접 답할 수 없었기에 숨이 막히는 듯 했습니다.
진실에 기초하여 이루어져야 할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의혹만으로 뒤덮여 끝날까 우려했습니다.

현재 진실은 정말 무엇인지 궁금해 하시는 국민들이
많으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국회청문회가 무산되어,
국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해드릴 기회가 없어졌습니다.

국민들께서 직접 진실이 무엇인지를 판단하실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게
장관 후보자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중이라도 국민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를 민주당에 요청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국민 앞에 저의 마음을 모두 열겠습니다.
의혹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해 드리고,
불찰이 있었던 부분은 사과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많은 한계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왜 이 자리에 서있는 것인지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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