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기의 새얼굴로 「철옹성」구축|여자배구 대표팀 과감한 체질개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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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한국여자배구가 주포에 선진 대어를 투입, 「신선한 체질」로 탈바꿈하고 있다.
잦은 개편과 부상에 시달려온 여자배구팀은 제5회 아시아여자배구 선수권대회(10월2∼9일·홍콩)에 대비, 주니어출신 남순옥(남순옥·20)에게 라이트 공격수 역할을 맡기기로 했다.
라이트공격수는 레프트공격수와 함께 축구의 투톱에 비견되는 주득점원.
대표팀 박승수(박승수)감독으로서는 남의 라이트 주포기용이 도박에 가까운 모험으로 가위 파격적이라고 할만하다.
일찍이(광주 송원여고 2년) 최연소 주니어대표로, 발탁되었고 올림픽대표까지 지내는등 화려하게 코트에 등장했으나 선수로서는 빛을 보지 못했다.
대표팀이건 소속팀(태광산업)이건 남은 선·후배의 위계질서와 공격력부족으로 늘상 벤치를 지키며, 후보신세를 면치 못했다.
그런면에서 기라성같은 선배들을 제친 이번 주포 발탁은 매우 뜻밖이다.
그러나 박감독이 이번 대회에 대비, 팀을 개편하면서 남을 기용한데는 이유가 있다.
그가 블로커로서는 가공스럽기 때문이다.
야자배구는 역대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l회(2위)때를 제외하고는 만년 3위.
중국과 일본의 장벽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왼쪽 공격수들의 공격을 막아내야 하는데 상대레프터들과 맞물리는 남에게 그 역할을 맡긴 것이다.
남은 우선 좋은 선장(1m83cm)과 우악스런 힘을 갖췄다.
공격스피드가 없는것이 최대 약점이지만 블로커로서는 국내여자선수중 1인자.
지난2월의 제6회 대통령배 배구대회에서 세트당 블로킹 1.59개를 잡아내며 1위에 랭크, 단연 발군의 솜씨를 보였다. 그러나 남이 라이트공격수로서 제구실을 하려면 블로킹과 공격의 2박자를 경비하는게 과제. 박감독은 앞으로 남의 공격스피드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여자대표팀의 새 주전은 세터 임혜숙(임혜숙), 왼쪽 지경희(지경희), 문선화(문선화), 센터 유영미(유영미) 박미회(박미회) 또는 강주희(강주희), 오른폭 남순옥으로 차여졌다.
실전배치에 대한 첫 평가는 9월12일 전지훈련차 내한하는 페루대표팀과의 경기에서 내려질 것이다.<방원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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