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졌으니 끝… 일본 프로야구에서 나온 일몰 콜드 게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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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4월 16일 열린 대구 삼성-두산전 도중 정전으로 전광판이 꺼져 중단됐다. 결국 이 경기는 서스펜디드가 선언돼 다음날 속개됐다. [사진 삼성 라이온즈]

2011년 4월 16일 열린 대구 삼성-두산전 도중 정전으로 전광판이 꺼져 중단됐다. 결국 이 경기는 서스펜디드가 선언돼 다음날 속개됐다. [사진 삼성 라이온즈]

해가 져서 경기가 끝났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일몰(日没)에 의한 콜드게임'이란 진귀한 장면이 발생했다.

28일 일본 홋카이도 구시로시민구장에서는 일본프로야구 퍼시픽리그 니혼햄 파이터스와 세이부 라이온스의 경기가 열렸다. 도중에 비가 내렸지만 경기는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7회 말까지 종료된 뒤 스코어는 9-8. 세이부는 8회 초 모리 도모야의 솔로홈런으로 한 점을 추가해 10-8을 만들었다. 모리가 홈을 밟은 뒤 주심은 경기를 중지시켰다. 이어 일몰에 의한 콜드게임을 선언했다.

심판진이 경기를 끝낸 건 구시로구장엔 라이트 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오후 1시에 경기를 시작했지만 타격전이 벌어져 경기 시간이 길어졌다. 비까지 내려 시야를 확보하기 어려워지면서 더 이상 경기를 진행할 수 없게 됐다.

퍼시픽리그는 1994년부터 조명이 없는 구장에서 성립경기가 된 뒤 해가 질 경우 서스펜디드가 아닌 콜드게임을 선언하는 규정을 만들었다. 1997년 6月21日 오릭스와 세이부의 경기에서 처음으로 적용됐다. 마지막으로 일몰에 의한 콜드가 선언된 건 1999년 열린 긴테쓰 버팔로스와 오릭스 블루웨이브의 경기였다.

KBO리그에선 일몰 콜드게임 사례가 없다. 규정에 따르면 야간 조명시설이 없는 구장에서의 주간경기는 일몰시간 15분 전에 새로운 이닝에 들어갈 수 없으며, 암흑 또는 시간 제한으로 9회까지 경기속행이 불가능(일몰시간 제한)하게 되었을 경우 서스펜디드 경기가 된다.

KBO리그에선 일몰 대신 조명시설 고장으로 인한 서스펜디드 게임만 두 차례 있었다. 1999년 10월6일 전주에서 열린 쌍방울과 LG의 더블헤더 2차전은 1회에 조명시설 고장으로 일시정지됐고, 이틀 뒤에 경기가 재개됐다. 2011년 4월 16일엔 대구시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두산의 경기 도중 정수빈이 기습번트를 댄 뒤 1루쪽으로 뛰어가는 상황에서 정전으로 인해 야구장 내 전광판이 모두 꺼지는 일이 발생했다. 결국 일시정지가 선언됐고, 다음날 오후 3시부터 경기가 속개돼 두산이 승리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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