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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이 던진 돌덩이서 각질이…연쇄 차털이범, 돌에 박힌 DNA 때문에 덜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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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덩이와 범인 검거 일러스트.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중앙포토]

돌덩이와 범인 검거 일러스트.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중앙포토]

새벽시간에 차털이 범행을 한 50대가 돌멩이에 남아 있던 DNA와 절뚝거리는 걸음걸이 탓에 연쇄절도 행각이 들통났다.

광주북부경찰, 차창 깨고 지갑 훔친 50대 검거 #국과수, 돌멩이 남은 손바닥 각질서 DNA 확보 #절뚝거리는 걸음걸이…5월 유사 범행도 들통

광주 북부경찰서는 주차된 차량의 창문을 깨고 금품을 훔친 혐의(절도)로 박모(53)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박씨는 지난달 20일 오전 1시께 광주광역시 북구 동림동의 한 도로에 주차된 승용차 조수석 창문을 돌덩이를 던져 깨뜨린 뒤, 차 안에 있던 지갑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당시 시가 20만원 상당의 지갑 안에는 현금 4만원이 들어 있었다.

경찰은 피해자의 신고를 받고 주변 폐쇄회로TV(CCTV)와 차량 블랙박스 분석 등을 통해 범인 추적에 나섰으나 용의자를 특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CCTV를 통해 범인이 절름발이라는 것은 확인했으나 사건 당일 비가 많이 내려 선명하게 화면이 찍힌 영상이 남아있지 않아서다.

경찰은 현장에 남아있던 유일한 단서인 돌덩이에 대한 유전자(DNA) 분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다. 돌을 감식하는 것 자체가 흔한 일은 아니지만, 사건현장에 남아있던 증거물이 돌덩이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사건 당시 차 안에는 길이 30㎝ 너비 15㎝ 크기의 돌이 남아 있었다.

경찰 감식 일러스트. [연합뉴스]

경찰 감식 일러스트. [연합뉴스]

경찰의 의뢰를 받아 분석에 착수한 국과수는 뜻밖의 결과를 얻어냈다. 범행에 사용한 돌 표면이 울퉁불퉁한 탓에 박씨 손의 각질이 소량 남아있었던 것이다. 경찰은 무거운 돌을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손바닥 각질이 벗겨져 돌덩이에 박힌 것으로 보고 박씨를 검거했다. 절도 등 전과가 다수 있는 박씨는 교도소 수감 당시 자신의 유전자 정보를 법무부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확인된 DNA 정보를 통해 박씨를 검거한 뒤 여죄까지 확인했다. 조사 결과 박씨는 지난 5월 20일에도 주차된 차 안에 있던 지갑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당시에도 CCTV 분석을 통해 범인의 걸음걸이가 절뚝거린다는 것을 확인한 상태였다. 박씨는 지난해 9월 출소해 법무보호복지공단 임시 숙소에서 거주하던 중 범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광역시=최경호·진창일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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